
벽을 건너는 해
공개 회차 · 50 화
6년 전, 공사 현장이 무너졌다. 두 사람이 죽었고, 현장 총괄책임자 한재호는 하반신 마비와 함께 교도소에 남았다. 가석방 심사를 앞두고 그에게 주어진 것은 한 장의 반성문이다. 안전보다 일정을 우선했다. 위험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 작업을 승인했다. 판결문에 적힌 문장들은 틀리지 않는다. 하지만 재호가 기억하는 그날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회사의 압박, 불완전한 보고, 애매한 경고, 그리고 자신이 선택해서 기록한 말들. 그는 모든 책임을 혼자 짊어진 희생자인가. 아니면 몰랐다는 말 뒤에 숨어온 가해자인가. 빈 종이 앞에서 재호는 자신에게 유리한 설명 대신, 실제로 일어났던 일을 하나씩 다시 기록하기 시작한다. 벽을 건너는 해》는 죄책감과 책임, 자기기만과 용서 사이에서 한 인간이 자기 삶을 다시 읽어가는 이야기다.
공개 회차
50 화01
오늘 나는 단추 하나를 주웠다
02내 몸의 타인
03같은 시각의 빛
04좋은 사람의 승인
05면회실의 의자
06설명의 기술
07두 개의 원인
08정호의 신
09사고 전날
10첫 번째 답안
11유리에게 보내지 않은 설명
12매달 한 통의 권리
13스무 장만 남길 수 있었다
14보관료 십일만 이천 원
15우주선 폐기 동의서
16봉인번호 0318
17검색어에 내 이름을 넣었다
18기준을 넘은 한 칸
1994바이트의 회신
20내가 승인한 것으로 하라
21은희의 기일 식판
22수취 거절 일곱 장
23한 번만 묻는 연락
24같은 날짜의 두 마감
25회사 요약문에 서명하지 않았다
26손이 닿는 자리
27두 시간 뒤의 자세
28다음 칸은 비어 있었다
29마른 수건 한 장
30내 것이 아닌 커버
31먼저 들은 사람
32내 이름으로 한 부탁
33대신 말해 달라는 눈
34사용 가능, 조건부
35내 칸만 서명했다
36읽어 달라는 문장
37별도 의견 없음
38오늘만 지키는 규칙
39읽히지 않는 글
40오후 다섯 시 이후
41서로 다른 두 날짜
42결과는 내가 먼저 듣겠다
43결과를 말하는 순서
44내일 물컵 자리
45빈 침대의 기록
46정호의 죽음을 쓰지 않았다
47의미 대신 주소
48심사실의 빈 답
49여섯 달 뒤의 칸
50벽을 건너는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