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숨.찐
찾으러 가는 사람

에피소드 20 / 20

[몇 달 뒤 / 새 학교]

전학한 학교에서 하라는 조용히 지냈다. 예전처럼 일부러 어깨를 움츠리며 약한 척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줄 이유도 없었다.

주말에는 지역 안전센터의 청소년 구조 체험 프로그램에 나간다.

산길에서 길을 잃은 사람을 찾는 훈련.

소리를 구분하는 법.

냄새를 따라가는 법.

사람을 다치지 않게 옮기는 법.

하라에게 이상할 만큼 잘 맞는다.

교관이 묻는다.

(교관) : “이쪽 진로 생각 있니?”

하라는 웃는다.

(하라) : “조금요.”

[오후 / 강변]

코하루가 자전거를 끌고 기다리고 있다.

학교는 달라졌지만 둘은 계속 만난다.

코하루가 붕어빵 봉투를 내민다.

(코하루) : “오늘 훈련은?”

(하라) : “실종자 수색.”

(코하루) : “찾았어?”

(하라) : “모의 훈련이거든.”

(코하루) : “그러니까 찾았냐고.”

(하라) : “내가 1등으로 찾았어.”

코하루가 웃는다.

둘은 강변을 걷는다.

하라가 갑자기 멈춘다.

아주 멀리서 작고 날카로운 소리가 들린다.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소리.

그리고 익숙한 짧은 울음.

찍.

하라가 고개를 돌린다.

강변 풀숲 위에 족제비 한 마리가 앉아 있다.

손등의 오래된 자국이 아주 희미하게 뜨거워진다.

코하루도 하라의 손등을 바라봤다. 예전이라면 이유를 몰랐겠지만, 이제는 저 자국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 있었다.

(코하루) : “저거야?”

하라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하라) : “아마.”

족제비가 두 사람을 잠시 바라본다.

그리고 풀숲 안으로 사라진다.

코하루가 묻는다.

(코하루) : “쫓아갈 거야?”

예전의 하라라면 혼자 뛰었을지도 모른다.

하라는 코하루를 바라봤다.

(하라) : “같이 갈래?”

코하루가 웃는다.

(코하루) : “그건 내가 정한다며.”

(하라) : “그래서 물어보는 거잖아.”

코하루가 하라의 손을 잡는다.

(코하루) : “가자.”

두 사람은 족제비가 사라진 방향으로 천천히 걷기 시작한다.

하라는 이제 안다.

강한 힘이 사람을 정하는 게 아니다.

그 힘을 어디에 쓰는지가 사람을 정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