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숨.찐
카메라 앞의 하라

에피소드 17 / 20

[방과 후 / 대형 체육관]

도난당한 방송부 카메라가 코트 중앙을 향해 켜져 있었다. 그 뒤로 쿠로다의 후배 셋이 하라를 기다리고 있었다.

(쿠로다, 스피커) : “네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 줘.”

하라는 카메라를 본다.

하라는 코트 중앙의 카메라와 자신을 둘러싼 학생들을 번갈아 봤다.

쿠로다가 원하는 건 뻔했다. 자신이 먼저 주먹을 쓰는 장면 하나.

학생 하나가 먼저 밀친다.

하라는 피한다.

두 번째가 팔을 휘두른다.

또 피한다.

(학생) : “겁먹었냐?”

(하라) : “아니. 이제 카메라가 뭘 원하는지 알아서.”

측면 문이 열리고 코하루가 들어온다.

자기 휴대전화로 전체 장면을 촬영한다.

(코하루) : “처음부터 찍고 있어.”

학생들이 당황한다.

한 명이 코하루에게 달려든다.

하라는 몸으로 길만 막는다.

주먹을 쓰지 않는다.

그 순간 기구 창고 안에서 휴대전화 진동이 들린다.

하라의 귀가 움직인다.

(하라) : “안에 뭐 있어.”

쿠로다가 스피커로 웃는다.

(쿠로다) : “가져가 봐. 네가 사람들 다 밀치고 들어가면.”

하라는 창고와 코하루를 번갈아 본다.

창고까지는 몇 걸음이면 닿을 수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코하루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먼저 뛰었을 것이다.

이번에는 말한다.

(하라) : “코하루. 저 안에 휴대전화가 있어.”

(코하루) : “선생님 올 때까지 위치만 기억해.”

하라는 고개를 끄덕인다.

잠시 뒤 교사들이 체육관에 들어온다.

쿠로다의 후배들은 도망친다.

도난 카메라는 회수된다.

하지만 창고의 휴대전화는 이미 사라지고 없다.

바닥에는 작은 금속 와셔 하나가 떨어져 있다.

하라가 천장을 올려다본다.

조명 프레임이 미세하게 흔들리고 있다.

(하라) : “선생님. 저거 이상해요.”

모두가 고개를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