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숨.찐
도망치지 않는 법

에피소드 16 / 20

[저녁 / 코하루 가족 가게]

셔터 틈에 검은 봉투가 꽂혀 있다.

안에는 가게 사진과 협박 문구가 들어 있다.

‘다음은 여기다.’

코하루의 얼굴이 굳었다.

하라가 골목 끝에서 도망가는 검은 후드 학생을 발견한다.

예전의 하라였다면 생각할 틈도 없이 뒤를 쫓았을 것이다.

하라는 한 걸음 나간다.

코하루가 팔을 잡지 않는다.

대신 말한다.

(코하루) : “네가 정해.”

하라는 멀어지는 발소리를 듣는다.

잡을 수 있다.

하지만 멈춘다.

(하라) : “경찰부터 부르자.”

둘은 봉투를 건드리지 않고 사진을 남긴 뒤 부모와 학교에 알린다.

가게 안에서 기다리던 중 코하루가 오래된 녹음 하나를 꺼낸다.

하라가 괴롭힘을 당하던 시절의 음성이다.

코하루는 그날 근처에 있었다.

하지만 무서워서 녹음만 하고 도망쳤다.

(코하루) : “미안해.”

하라는 오래 침묵한다.

(하라) : “나도 힘 생기고 나서 사람 눌러 놓는 게 즐거웠던 적 있어.”

둘은 서로를 본다.

하라는 코하루를 바라봤다. 코하루도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서로에게 미안한 일이 있었고, 숨긴 것도 있었다. 그래도 이번에는 그걸 없던 일처럼 덮지 않기로 했다.

(코하루) : “이번에는 둘 다 혼자 결정하지 말자.”

(하라) : “응.”

그날 밤, 방송부의 카메라 한 대가 사라진다.

그리고 하라에게 메시지가 온다.

‘찾고 싶으면 체육관으로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