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8 / 16
[D-3 / 집]
지안은 식탁 위에 놓인 서류를 한참 바라봤다.
태경은 더 이상 숨길 수 없었다.
발달가속.
오가노이드.
이식.
승인받지 못했다는 사실까지.
모두 말했다.
지안은 끝까지 아무 말 없이 들었다.
(지안) : “성공할 확률은?”
태경은 대답하지 못했다.
지안이 다시 물었다.
(지안) : “몇 퍼센트야?”
(태경) : “모르겠어.”
지안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지안) : “당신이 모르겠다고?”
(태경) : “인간한테 한 적이 없으니까.”
지안은 고개를 숙였다.
오래 울었다.
태경은 기다렸다.
마침내 지안이 물었다.
(지안) : “안 하면?”
태경은 더 오래 침묵했다.
(태경) : “시간이 거의 없어.”
지안이 눈을 감았다.
그날 밤 두 사람은 잠들지 못했다.
하준은 둘 사이에서 조용히 자고 있었다.
[D-1 / 병원]
공식 수술명은 다른 것이었다.
반복 발작과 압박을 줄이기 위한 필요한 뇌수술.
그 기록 자체는 거짓이 아니었다.
하지만 기록에 없는 과정이 하나 들어갈 예정이었다.
태경이 만든 신경 오가노이드 조직.
이식에 사용할 조직은 하준의 세포를 기반으로 조정한 개인화 조직이었다.
HN-365에서 발달가속의 원리를 찾아낸 뒤,
태경은 같은 방법을 하준에게 맞춘 조직에 적용해 왔다.
면역 반응을 줄이고,
하준의 성장 속도에 맞춰 계속 발달할 수 있도록 조정한 마지막 배치.
태경은 작은 운반 용기를 두 손으로 들고 있었다.
그 안에 지난 두 해가 들어 있었다.
실패한 수십 개의 배양체.
잠들지 못한 밤.
숨긴 데이터.
거짓말.
무너진 원칙.
도현이 수술복 차림으로 다가왔다.
(도현) : “지금이라도 멈출 수 있습니다.”
태경은 용기를 바라봤다.
(태경) : “압니다.”
(도현) : “마지막으로 묻는 겁니다.”
태경은 수술실 안에 누운 하준을 봤다.
작은 얼굴.
마취 때문에 감긴 눈.
(태경) : “해주세요.”
[몇 시간 뒤 / 수술실 앞]
지안은 의자 끝에 앉아 있었다.
태경은 서 있지도,
앉아 있지도 못했다.
벽에 기대 있다가 다시 걸었다.
문이 열렸다.
도현이 나왔다.
마스크를 내렸다.
(지안) : “하준이는요?”
도현이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태경의 심장이 내려앉았다.
그리고 도현이 말했다.
(도현) : “살아 있습니다.”
지안의 다리에 힘이 풀렸다.
태경이 붙잡았다.
(태경) : “조직은요?”
(도현) : “들어갔습니다.”
그게 전부였다.
성공이라고 부를 수는 없었다.
조직이 내일까지 살아 있을지도 몰랐다.
한 달 뒤에 무엇이 생길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날 밤,
하준의 심장은 계속 뛰었다.
[수술 다음 날 / 중환자실]
태경은 유리창 너머로 하준을 바라봤다.
연구노트를 꺼냈다가 다시 넣었다.
아무것도 기록하지 않았다.
아직은 어떤 결론도 쓰고 싶지 않았다.
그저 의자에 앉아,
아들이 숨 쉬는 모습을 봤다.
한 번.
또 한 번.
또 한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