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3 / 16
[이른 아침 / 연구실]
태경은 아무도 없는 연구실에 혼자 들어왔다.
HN-365의 배양 기록을 처음부터 다시 열었다.
배양 30일.
90일.
180일.
365일.
오가노이드는 분명히 자랐다.
하지만 아직 너무 어렸다.
태경이 메모장에 적었다.
‘하준: 3세.’
그 아래.
‘HN-365: 배양 1년.’
한 줄을 더 썼다.
‘예상 생존 한계: 5세.’
태경은 세 줄을 오래 바라봤다.
하준이 다섯 살이 되었을 때,
오가노이드는 정상적으로 키운다면 겨우 세 살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이 컸다.
두 살이 부족했다.
문제는 그뿐이 아니었다.
설령 크기를 키운다 해도 정상 발달을 했다는 보장은 없었다.
신경회로가 제대로 형성되어야 했다.
필요한 세포들이 알맞은 비율로 자리 잡아야 했다.
이식 뒤 죽지 않으려면 혈관이 빠르게 연결되어야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준의 기존 뇌와 실제로 신호를 주고받아야 했다.
태경은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남은 시간은 너무 적었다.
[오전 / 회의실]
태경은 평소처럼 연구회의를 진행했다.
(연구원) : “HN-365를 다음 동물 이식군에 넣을까요?”
태경은 바로 대답했다.
(태경) : “아니요.”
(연구원) : “교수님이 제일 오래 본 샘플인데요.”
(태경) : “그래서 더 안 됩니다.”
회의가 끝난 뒤 후배 연구자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후배) : “교수님, 요즘 그 샘플만 계속 보시던데 무슨 문제 있습니까?”
태경은 잠깐 멈췄다.
(태경) : “장기 배양 데이터 다시 확인하는 중이야.”
거짓말이었다.
처음으로 연구실 사람에게 목적을 숨겼다.
[밤 / 연구실]
태경은 배양 로그 옆에 날짜를 입력했다.
하준의 다섯 번째 생일까지 남은 날짜.
D-728.
그 숫자가 화면에 뜨자 숨이 막혔다.
728일 안에 해야 할 일.
1년 수준의 조직을 5세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그 과정에서 발달 순서를 망가뜨리지 않기.
혈관화 안정화.
신경회로 정상 작동 확인.
이식 후 생존성 검증.
기존 뇌와 기능적 연결 가능성 확인.
동물실험.
수술법 설계.
태경은 리스트를 끝까지 쓰지 못했다.
너무 길었다.
그런데 시간은 줄어들기만 했다.
태경이 다시 HN-365를 봤다.
(태경, 속말) : “정상 속도로는 안 돼.”
그 순간부터 질문이 바뀌었다.
‘가능한가?’가 아니었다.
‘어떻게 시간을 줄일 것인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