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숨.찐
지우지 않은 증거

에피소드 4 / 20

[점심 / 시청각 준비실 앞]

복도를 지나던 하라가 멈춘다.

닫힌 문 너머로 아주 작은 목소리가 들린다.

(일진의 목소리) : “지갑이랑 카드 넣고 하라한테 들려서 찍으면 끝이야.”

하라는 숨을 죽인다.

안쪽에서 웃음소리가 난다.

[방과 후]

일진은 예상대로 하라에게 스포츠 가방을 떠넘긴다.

휴대전화를 켜고 촬영을 시작한다.

(일진) : “도둑 잡았습니다. 하라가 남의 물건을—”

가방을 뒤집는다.

체육복과 빈 페트병만 떨어진다.

일진의 얼굴이 굳는다.

(일진) : “지갑은? 카드는?”

(하라) : “내가 훔쳤다면서 안에 뭐가 있어야 하는지 잘 아네.”

(일진) : “그건—”

(하라) : “네가 넣었으니까?”

일진이 입을 다문다.

하라가 문 쪽을 본다.

코하루가 들어온다.

휴대전화로 처음부터 촬영하고 있었다.

(일진) : “너도 한패냐?”

(코하루) : “난 그냥 보고 있었어. 네가 스스로 다 말했지만.”

일진이 코하루의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한다.

하라가 둘 사이에 선다.

손을 대지는 않는다.

일진은 하라의 손을 보고 멈춘다.

[교무실 앞]

분실물함 안에는 일진이 훔쳤던 지갑과 카드가 들어 있다.

코하루가 묻는다.

(코하루) : “근데 넌 저 가방 안에 뭐가 있는지 어떻게 알았어?”

(하라) : “지나가다가 들었어.”

(코하루) : “문 닫혀 있었는데?”

하라는 잠깐 멈춘다.

(하라) : “목소리가 컸나 봐.”

코하루가 하라를 한참 본다.

(코하루) : “그래. 아직은 그렇게 알아둘게.”

하라가 안도하면서도 찔린 표정을 짓는다.

코하루는 하라가 이상하다는 걸 안다.

하지만 왜 이상한지는 아직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