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숨.찐
벽을 달린 순간

에피소드 5 / 20

[방과 후 / 자전거 보관소]

이번에는 덩치 큰 우두머리가 직접 나타난다.

(우두머리) : “내 애들 둘이나 건드렸더라.”

(하라) : “먼저 건드린 건 그쪽이야.”

(우두머리) : “그럼 나도 먼저 갈게.”

우두머리가 돌진한다.

하라는 피할 곳을 찾는다.

양옆은 자전거.

뒤는 벽.

그 순간 몸이 먼저 답을 내린다.

하라가 벽을 밟는다.

한 걸음.

두 걸음.

난간을 짚고 우두머리의 어깨 위를 넘어간다.

코하루의 입이 벌어진다.

(코하루) : “뭐야, 방금?”

하라도 자기가 한 행동에 놀란다.

하지만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우두머리는 코하루 쪽으로 몸을 튼다.

(우두머리) : “오늘 도망가면 내일부터 얘부터 건드린다.”

하라의 표정이 굳었다.

그는 상대의 무게와 움직임을 읽는다.

정면으로 힘을 겨루지 않고 가방끈과 난간을 이용해 균형만 무너뜨린다.

우두머리가 한쪽 무릎을 꿇는다.

(우두머리) : “놔!”

하라는 가방 손잡이를 더 세게 당길 수 있다.

그 순간 이상한 쾌감이 올라온다.

내가 더 강하다.

더 할 수 있다.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간다.

코하루가 그 표정을 본다.

(우두머리) : “졌어! 놔!”

하라는 스스로 손을 편다.

우두머리가 숨을 몰아쉬며 휴대전화를 꺼낸다.

(우두머리) : “하라랑 코하루 건드리지 마. 내가 시킨 일도 여기까지다.”

그는 자기 무리에게 음성 메시지를 보낸다.

그리고 낮게 말한다.

(우두머리) : “근데 끝난 줄 알지 마. 쿠로다 선배 귀에도 들어갔어.”

처음 듣는 이름.

하라는 처음 듣는 이름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했다.

그때 코하루가 묻는다.

(코하루) : “하라.”

(하라) : “응?”

(코하루) : “방금… 즐거웠어?”

하라는 대답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