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숨.찐
운이 좋았을 뿐이야

에피소드 2 / 20

[방과 후 / 학교 신발장]

하라의 신발 위로 쪽지가 떨어진다.

‘도망치면 다음은 코하루다.’

하라는 멀리 있는 코하루를 확인한다.

(하라) : “비겁하게 왜 걔를 끌어들여.”

자전거 보관소에서 일진이 기다리고 있다.

(일진) : “어제 그거 다시 해 봐.”

(하라) : “코하루는 건드리지 마.”

(일진) : “그럼 네가 맞든가.”

주먹이 날아온다.

이번에는 하라도 준비하고 있었다.

신발 밑창이 바닥을 미는 소리.

오른쪽 어깨가 먼저 움직이는 미세한 진동.

하라는 스스로 반걸음 옆으로 빠진다.

팔을 잡아당기지도 않는다. 발목만 살짝 걸어 상대가 자기 힘으로 넘어지게 만든다.

쿵!

(일진) : “너 대체 뭐야?”

(하라) : “운이 좋았을 뿐이야.”

하라는 그렇게 말했지만 자기 손을 본다.

흥분한 채 자전거 손잡이를 잡는 순간 금속이 미세하게 휘었다.

하라는 깜짝 놀라 손을 놓는다.

(코하루) : “뭘 가려?”

입구에 코하루가 서 있다.

하라가 급히 자전거 앞을 가린다.

(하라) : “아무것도.”

[빈 교실]

코하루가 하라의 긁힌 팔꿈치에 소독약을 바른다.

(하라) : “아파!”

(코하루) : “그 사람은 그렇게 쉽게 넘어뜨리면서 소독약은 아파?”

(하라) : “소독약은 공격을 예고 안 하잖아.”

코하루의 손이 멈춘다.

(코하루) : “공격을 예고한다고?”

하라가 입을 다문다.

(하라) : “아니, 그냥… 움직임이 보여서.”

(코하루) : “요즘 너 이상해.”

하라의 심장이 내려앉는다.

(코하루) : “아픈데 괜찮다고 하고. 갑자기 싸움도 잘하고.”

하라는 억지로 웃는다.

(하라) : “성장기인가 봐.”

(코하루) : “너 고등학생이야.”

(하라) : “늦게 크는 타입.”

코하루는 더 묻지 않는다.

하지만 믿은 얼굴도 아니다.

[학교 뒤편]

일진이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형. 하라가 진짜 이상해.’

잠시 뒤 답이 온다.

‘한 번 더 확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