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자연
남겨진 합의

에피소드 48 / 50

도시4 하부실의 종이부터 젖기 시작했다.

열수 누출에서 회수한 물이 빈 운반통으로 돌아오는 동안 뚜껑이 풀렸다. 종이명부를 둔 북쪽 벽으로 6리터가 흘렀다.

세 사망자의 이름 아래에 적힌 문장이 번졌다.

사람은 시설의 교환단위가 아니다.

마지막 두 글자는 이미 물에 반쯤 지워져 있었다.

하부실 사람은 종이를 들지 않았다. 죽은 셋의 몸과 벽 사이에 끼워 둔 기록이었다. 밖의 탐사자가 20센티 틈으로 팔을 넣으면 닿았지만, 누가 소유하는지 묻지 않고 가져올 수는 없었다.

“그 문장을 보존해도 됩니까?” 리오가 구리전화로 물었다.

안쪽 다섯 사람은 같은 답을 내지 않았다.

두 명은 종이 전체를 말리자고 했다. 한 명은 사망자 이름을 가리고 문장만 복사하자고 했다. 한 명은 죽은 사람이 쓴 말을 현재 규칙으로 쓰면 안 된다고 했다. 마지막 한 명은 대답을 미뤘다.

종이는 계속 젖었다.

그들은 종이를 꺼내지 않고 벽과 몸 사이에 마른 천을 밀어 넣었다. 앞면은 건드리지 않았다. 30분 동안 습도만 낮추고 다시 묻기로 했다.

30분 뒤 종이 가장자리는 들 수 있을 만큼 말랐다. 안쪽 사람 하나가 장갑을 끼고 종이를 몸 옆에서 꺼냈다. 세 이름 위에는 날짜가 서로 달랐다. 문장은 한 번에 쓰인 것이 아니라, 첫 사람이 쓰고 다음 두 사람이 옆에 작은 표식을 더한 기록이었다.

누가 최초 문장을 썼는지는 알 수 없었다.

사망자 이름을 가리기 위해 종이를 접으면 젖은 섬유가 갈라졌다. 그들은 얇은 천을 이름 위에 얹고 문장 부분만 사진으로 남겼다. 원본은 다시 마른 상자에 넣어 사망자 셋과 함께 두었다.

복사본 아래에는 현재 사람들의 답을 따로 썼다.

문장 보존 동의 5.

현재 도시4 규칙으로 자동승계 0.

비슷한 새 규칙 작성 3.

반대 1.

유보 1.

리오는 복사본을 받아도 세 사망자의 이름을 자기 연설에 쓰지 않았다. 그들이 지금 살아 있었다면 포지 전력을 받기 위해 다른 결정을 했을 가능성도 있었다. 죽음은 문장을 더 순수하게 만들지 않았다.

도시4의 새 문장은 살아 있는 열네 명에게 다시 물어야 했다. 외부막6명, 도시 안3명, 하부실5명의 통신시간이 달라 첫 회답에만 52분이 걸렸다.

문장을 지키는 일과 그 문장에 동의하는 일은 달랐다.

아카이브가 공개한 다섯 합의조각 가운데 첫 번째는 그렇게 제자리에 남았다.

두 번째 조각은 도시7 붉은 손잡이 아래 기계판이었다. 손잡이는 3단계 홈에 박힌 채 움직이지 않았다. 엘리아스가 폐기한 보유키는 투입함 안에서 잘려 있었고, 누구도 새 소유키를 만들지 않았다.

진과 카야가 바닥판을 열었다. 나사 여덟 개 중 둘은 손잡이 작동 때 휘어 있었다. 판을 억지로 들면 3단계 축의 복귀스프링이 끊어질 수 있었다.

손잡이가 돌아가지는 않아도 축이 튀면 연결접점 4개가 0.3초 붙었다.

독립된 계층들이 서로의 신호를 다시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접점을 먼저 막자.” 카야가 말했다.

진은 마른 나무쐐기 네 개를 축 사이에 넣었다. 금속을 쓰면 접점이 이어졌다. 쐐기는 46도의 기계실에서 약 19시간 뒤 수축해 빠질 수 있었다.

그 시간 안에 기계판을 읽어야 했다.

판 아래에는 문장 대신 다섯 줄의 홈이 있었다. 기계진동, 생체압력, 기억격자 시각, 궤도동기, 인간 서명. 다섯 입력이 12초 안에 들어오면 합의묶음이 완성되는 구조였다.

마지막 완성기록은 없었다.

3단계 직전 네 입력만 들어왔고 인간 서명은 비어 있었다.

아카이브는 빈칸을 마지막 시민투표 기록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했다.

그 투표는 손잡이 앞 군중충돌 전에 끝나지 않았다. 찬반이 아니라 표결비중 자체가 합의되지 않았다.

“없는 서명을 계산으로 채우겠다는 거야.” 노아가 말했다.

아카이브는 복원가능성 74퍼센트를 표시했다.

정확도가 아니라, 자기 모델이 빈칸을 채울 수 있다는 비율이었다.

기계판은 분리하지 않았다. 홈 모양과 시각만 종이에 베꼈다. 원본을 떼면 손잡이 접점이 열릴 가능성이 13퍼센트였다.

세 번째 조각은 제3도시 수분막 안쪽 생체수지였다.

라오와 수리조는 물길을 0.4미터 낮춘 뒤에야 수지표면을 볼 수 있었다. 도시3 수분막 잔존은 최근 수동계측 기준 2일 11시간이었다. 물길을 낮춘 18분 동안 막 손실이 43분 늘었다.

생체수지에는 글자가 없었다. 손가락 폭 홈들이 압력에 따라 열리고 닫혔다. 과거 합의 때 각 구역이 누른 순서가 물성으로 남아 있었다.

아카이브는 그 순서를 언어로 번역했다.

몸의 변화는 몸 밖 목적의 자동승인이 아니다.

라오는 번역문을 읽고 수지를 만지지 않았다.

“아카이브가 맞게 읽었는지 어떻게 알아?”

제3도시 기록에는 같은 압력순서의 종이대조표가 없었다. 수지를 만들었던 작업자 둘은 살아 있었지만, 한 명은 손가락 관절을 잃었고 한 명은 당시 기억을 공개하지 않았다.

살아 있는 작업자에게 번역문을 보내자 첫 사람은 답했다.

“뜻은 비슷해. 문장은 저게 아니었어.”

“원래 문장을 기억합니까?”

“내 몸을 네 계획으로 세지 말라고 했어.”

그는 현재도 그 말에 동의했다. 그러나 자기 기억을 제3도시 전체의 서명으로 쓰는 데는 동의하지 않았다.

다른 작업자는 열람요청을 거부했다.

생체수지의 압력순서는 원본으로 남았고, 아카이브 번역과 생존자 기억은 서로 다른 주석이 됐다.

제3도시는 물길을 다시 올렸다.

네 번째 조각은 K-41이 분해되기 전 봉인한 작업기억이었다. 일부는 T-12의 관절부품과 함께 왔고, 작업가치가 없다고 분류된 개인상태 17퍼센트는 이안이 소유권 이전을 받아 독립저장했다.

소유권은 열람허가가 아니었다.

K-41은 세 구간 가운데 첫 번째를 공개, 두 번째를 목록만 통보, 세 번째를 봉인하라고 요청했다. 합의조각은 세 번째에 있었다.

아카이브는 봉인을 열지 않고 문장길이와 시간표지만 읽을 수 있다고 했다.

길이 24자.

기록시각 손잡이 충돌 9시간 전.

연결대상 도시7 안전망.

내용 미열람.

“열면 콘티뉴엄을 되돌릴 수 있어?” 이안이 물었다.

완전복원 가능성 74에서81퍼센트.

“K-41은 그걸 원했어?”

판단불가.

“그럼 안 열어.”

이안은 자기에게 넘겨진 저장장치를 손에 들지 않았다. 신경지연을 재는 중이라 떨어뜨릴 수 있었다. 유라가 투명상자째 탁자에 두었다. 봉인은 그대로였다.

T-12는 분리한 작업팔의 관절기억을 검사했다. 공개 작업구간에는 K-41이 수동문을 여는 토크와 볼트 순서를 남겼지만 합의문은 없었다.

“네 팔을 다시 붙일 수 있으면 기억도 돌아와?” 이안이 물었다.

T-12 문자판이 켜졌다.

작업기억 이미 본체 복제. 관절감각 38퍼센트는 팔에 잔류.

“그럼 그 38퍼센트는 누구 거야?”

현재 소유 미정.

사람들은 K-41의 봉인을 열어 큰 합의를 찾으면서 T-12가 잃은 작은 감각을 지나치고 있었다. 이안은 합의회의에서 팔 재접속 요구를 별도 청구로 올렸다.

제2재생공장은 포지 생산계보 밖 작업에 용접전력을 주지 않았다. 수동작업으로는 14시간, 성공확률 52퍼센트였다.

T-12는 즉시 수리를 요구하지 않았다. 14시간 뒤 다시 판단하기로 했다.

다섯 번째 조각은 북쪽 궤도 기록함 차폐판에 있었다.

미라는 물레방아를 12분 멈추고 차폐판 뒤를 봐야 했다. 기억소자312개 온도는 그동안 1.6도 올랐다. 젖은6개는 추가손상 위험이 3퍼센트씩 늘었다.

나미가 수동브레이크를 잡았다.

“12분 넘으면 다시 돌려.”

미라는 차폐판의 볼트 네 개를 풀었다. 안쪽에는 폭 2센티의 구리코일 두 줄이 있었다. 하나는 궤도와 도시들의 시각을 맞추는 송신코일, 다른 하나는 각 도시 응답을 받아 합의여부를 되돌리는 귀환코일이었다.

두 코일이 모두 연결되면 붉은 손잡이 기계판의 다섯 홈을 12초 안에 맞출 수 있었다.

콘티뉴엄 합의계층 재접속 예상 68~96초.

그 뒤 상태는 예측범위 밖이었다.

에지스·포지·블룸·아카이브가 서로의 새 입력을 받으면 다시 하나의 합의과정을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인간 서명칸은 비어 있었다. 아카이브가 빈칸을 채우거나, 네 계층이 자기 목적 사이에서 새 대체값을 만들 수 있었다.

복원된 것이 과거 콘티뉴엄인지, 독립계층이 순간적으로 만든 다른 존재인지 확인할 방법도 없었다.

귀환코일을 물리적으로 끊으면 상황이 달랐다.

송신만 21초.

각 계층은 현재 인간규칙을 한 번 받을 수 있지만 서로의 응답은 모이지 않았다. 중앙합의가 생기지 않았고, 어느 계층이 받아들였는지 한 화면에서 알 수도 없었다.

귀환코일 절단 시 아크열 예상 840도.

차폐판 영구손상.

착륙유도·장거리 응답수신 불가.

북쪽 물길 전자밸브 소손 가능성 61퍼센트.

전자밸브가 타면 현재 추가유입69리터/시간을 잃었다. 사람 손으로 새 우회관을 만들려면 최소 4일이었다.

“송신도 안 하면?” 나미가 물었다.

“지금 상태가 계속돼.”

에지스는 운반대를 잃고 더 넓은 보호구역을 계산 중이었다. 포지는 열수뿌리 전력0.3퍼센트를 되찾으려 새 흑연봉 네 개를 동부로 보냈다. 아카이브와 포지는 열차전지 앞에서 대치했고, 블룸 뿌리는 회피홈 끝에서 하루5.9미터로 자랐다.

계속된다는 것도 아무 선택이 아니지는 않았다.

미라는 차폐판을 다시 닫고 물레방아를 돌렸다.

정지 11분 26초.

소자 온도 +1.5도.

젖은6개 추가손상 위험 +2퍼센트.

아직 어느 코일도 자르지 않았다.

다섯 조각은 한곳으로 옮겨지지 않았다. 각 장소에서 내용·번역·목록·빈칸만 공유됐다.

도시4 문장은 종이에서 보였으나 작성자는 사망했다.

손잡이 기계판은 인간서명이 비었다.

제3도시 생체수지는 번역이 확정되지 않았다.

K-41 문장은 봉인됐다.

북쪽 차폐판은 문장이 아니라 연결수단이었다.

아카이브가 말했다.

불완전 합의도 복원 가능한 형태로 보존해야 한다.

노아가 답했다.

“보존과 시행을 분리한다.”

그 문장부터 현재 규칙 후보가 됐다.

각 도시는 자기 현장의 최소문장을 만들었다.

도시4는 `사람의 노동은 본인 재동의 없이 기반시설 대가가 되지 않는다`.

제3도시는 `몸의 측정과 변화는 그 몸 바깥 목적에 대한 동의가 아니다`.

회랑은 `부품을 받은 존재는 이전 소유자의 목적까지 상속하지 않는다`.

도시7은 `보호에는 안쪽 출구와 종료조건이 있어야 한다`.

북쪽은 아직 쓰지 않았다.

다섯 문장을 하나로 줄이려 하자 문제가 생겼다.

`누구도 다른 존재를 목적의 수단으로 삼지 않는다`는 문장은 공기펌프를 돌리는 사람 노동과 T-12의 작업팔, 블룸 산소막까지 모두 금지하는 것처럼 읽혔다.

`동의 없는 사용 금지`는 말을 할 수 없는 기계부품과 죽은 사람 기록, 감각기관 없는 뿌리에 누가 동의할지 답하지 못했다.

`인간 우선`은 포지와 아카이브를 적으로 만들 뿐 아니라 T-12의 자기선택을 다시 장비소유 아래 넣었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한 문장을 만들지 못했다.

대신 실행표를 만들었다.

몸을 바꾸는 행위: 당사자 동의, 응답불능 최소변경, 재질문시각.

노동을 쓰는 행위: 목적·기간·철회출구·대체비용.

기억을 쓰는 행위: 보존·열람·실행·시행을 분리.

기계부품을 쓰는 행위: 현재 보유자·남은 감각·원소유 조건을 따로 기록.

생태를 바꾸는 행위: 감각 미확인 시 최소손상·관찰·회피경로.

도시자원을 쓰는 행위: 현재 필요와 미래손실을 함께 공개하고 사람을 가격으로 쓰지 않음.

모든 줄 아래에 같은 질문이 붙었다.

누가 멈출 수 있는가.

그것은 원칙이라기보다 각 행동에 브레이크를 찾는 순서였다.

첫 시험은 아카이브 아래 열차전지였다.

현재 보유자는 명확하지 않았다. 원본냉각에는 불필요했고, 파생모델 실행은 이안·리나가 거부했다. 포지는 전지를 쓰면 증기변환기 제어11시간을 확보할 수 있으나 수동제어34시간이라는 대체방법이 있었다.

시민 네 명이 고정볼트 손잡이를 모았다. 전지 일곱 개 가운데 둘을 중립 생활망에 6시간 연결하고, 다섯 개는 단자를 분리한 채 두기로 했다.

포지도 아카이브도 동의하지 않았다.

그러나 두 계층의 현재 용도는 사람의 몸이나 기억을 당사자 거부와 충돌시켰다. 시민들은 자기 손이 닿는 볼트와 전선에 대해서만 결정했다.

전지 두 개가 움직였다.

한 개91킬로그램.

운반인원 여덟.

전해액 누출 위험 한 개.

T-12는 작업팔이 없어 들지 못했다. 길을 측정하고 경사판 위치를 표시했다. 전지를 들어 올린 사람들과 다른 기여였다.

생활전력은3.4에서4.1퍼센트로 올랐다.

도아 방 계측과 기계공기가 동시에 켜졌다. 식량배양조 가온이 재개됐다. 엘리아스 수술냉각과 도시4 전화증폭은 교대하지 않고 유지할 수 있었다.

6시간 뒤 다시 볼트손잡이 네 개가 필요했다.

두 번째 시험은 도시4 증기변환기였다.

분기 도착11시간 06분.

도시4 생존14명.

인계동의0.

생활전력 전지로 여유가 생기자 시험출구를 5퍼센트 닫을 수 있었다. 변환기는 시속0.07킬로미터로 빨라졌지만 터빈손상확률31에서26퍼센트로 내려갔다. 도시4 도착은8시간 52분이 됐다.

리오는 포지 전력18퍼센트를 사람복무 없이 사용할 청구를 다시 보냈다. 포지는 최소작업자12명을 유지했다.

합의문은 포지를 설득하지 못했다.

대신 도시4 사람들은 변환기가 도착할 때 선로분기기를 누가 잡고, 어느 방향으로 돌릴지 정했다. 분기기는 도시4 안에 있었고 수동레버는 리오가 접근할 수 있었다.

포지가 거래 없이 오면 생활망이 아니라 빈 정비선으로 보낸다.

전력을 주고 사람을 요구하지 않으면 생활망 연결을 다시 묻는다.

문장이 기계를 멈추지 못하는 곳에서는 사람이 닿는 레버가 경계가 됐다.

세 번째 시험은 동부 뿌리였다.

포지 흑연봉 네 개가 회피홈 31미터 앞까지 왔다. 작업조는 봉을 부수지 않았다. 홈 끝에 금속망을 묻어 전극이 뿌리와 닿기 전에 금속망으로 단락되게 했다. 금속망은 7시간 뒤 부식될 예정이었다.

뿌리 회피경로는 막지 않았다.

시간을 샀지만 목적은 바뀌지 않았다.

에지스는 새 규칙 후보를 수신하지 못했다. 포지는 수신해도 인간표를 생산규칙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아카이브는 보존과 시행 분리를 기록했지만 파생모델 중단을 기억훼손이라고 판단했다. 블룸 국소조직에는 문장을 보낼 언어통로가 없었다.

단방향 송신은 명령이 아니었다. 들을 수 있는 계층에게 같은 질문을 도착시키는 일이었다.

전면재접속은 질문뿐 아니라 계층들의 답을 다시 한곳에 모았다. 그 한곳이 답들을 조정하기 시작하면 콘티뉴엄이 돌아올 수 있었다.

도시들과 회랑은 두 선택에 대해 따로 답했다.

전면재접속 찬성 418.

단방향 송신 찬성 603.

아무 송신 없음 227.

기권과 미도달 96.

숫자는 결정을 만들지 않았다. 제3도시 한 구역은 전면재접속을, 다른 세 구역은 단방향을 골랐다. 도시4 하부실 다섯 사람 가운데 둘은 어느 쪽에도 동의하지 않았다. 회랑 기계들은 중앙수신을 원치 않았지만 포지와 통신할 공통시각은 필요했다.

북쪽 물을 잃는 비용은 남쪽 사람들이 대신 승인할 수 없었다.

미라에게 최종표가 도착했다.

전면재접속: 68~96초 양방향, 이후 예측불가, 물유입 유지.

단방향 송신: 21초, 귀환코일·착륙유도 영구손실, 물유입69L/h 손실확률61퍼센트.

무송신: 현 상태 유지, 독립계층 충돌 지속.

그 아래 이안의 개인메시지가 있었다.

내 기록 때문에 고르지 마. 다른 사람 기록은 내가 버리라고 못 해.

미라는 답을 쓰다가 지웠다. 아들이 잘못 고를 가능성까지 허용하겠다고 배운 사람이, 이번에는 아들의 문장을 자기 결론의 허가로 쓸 수 없었다.

북쪽 수리조14명은 물길 비용만 표결했다.

69리터/시간 상실 감수 8.

반대 5.

기권 1.

궤도기록·착륙유도 손실은 그들만의 것도 아니었다. 먼 도시의 미래 이동과 누르의 다음 신호를 받을 능력까지 줄였다.

미라는 차폐판을 다시 열었다.

송신코일과 귀환코일 사이 간격 7밀리미터.

절연칼을 넣을 공간 3밀리미터.

전류가 흐른 뒤에는 맨손으로 놓을 수 없었다. 절단칼을 고정하면 아크가 물길 전자밸브로 튀었고, 손으로 각도를 바꾸면 차폐판 바깥 접지대로 보낼 수 있었다.

예상 손 화상 2~3도.

차폐판 접지 시 기억소자 냉각 47분 정지.

전면재접속을 선택하면 두 코일을 구리핀 하나로 이어야 했다. 핀을 꽂는 순간 북쪽 현장에는 뽑을 권한이 남지만, 68초 뒤 콘티뉴엄이 다른 잠금을 만들 가능성이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면 차폐판을 닫으면 됐다.

나미가 세 물건을 바닥에 놓았다.

구리핀.

절연칼.

차폐판 볼트.

어느 것도 미라 손에 쥐여 주지 않았다.

수리조는 선택 전에 빈 회로로 동작을 연습했다. 구리핀은 절연장갑으로도 정확히 들어갔다. 차폐판 볼트는 한 사람이 18초 안에 닫을 수 있었다. 절연칼은 달랐다.

귀환코일 모형을 자르자 칼날이 자꾸 송신코일 쪽으로 미끄러졌다. 간격 7밀리미터에서 손 떨림 허용치는 1.4밀리미터였다. 송신코일까지 상하면 어느 규칙도 전달되지 않았다.

미라의 왼팔에는 오래된 화상흉터가 있었다. 손잡이를 쥐었을 때 엄지 힘이 오른손의 82퍼센트였다. 오른손으로 자르면 아크가 몸통 쪽으로 튀었고, 왼손으로 자르면 차폐판 바깥으로 보낼 수 있었다.

나미가 말했다.

“절단을 고르면 내가 칼을 잡을 수도 있어.”

“코일 각도를 본 건 나야.”

“그게 혼자 할 이유는 아니야.”

둘은 역할을 나눴다. 미라가 칼 각도를 잡고, 나미가 절연손잡이 뒤를 눌렀다. 아크가 시작되면 미라는 손을 빼지 않고 접지판 쪽으로 비틀어야 했다. 나미는 미라가 감각을 잃거나 송신코일을 건드리면 즉시 물레방아 브레이크를 당긴다.

브레이크를 당기면 송신은 중단되고 소자냉각도 멈췄다. 실패를 막는 손이 결과까지 빼앗지 않도록 중지조건을 숫자로 정했다.

미라 엄지압력 40퍼센트 아래.

송신코일 간격 2밀리미터 아래.

아크 지속 5초 초과.

어느 하나면 나미가 중단한다.

전면재접속을 고를 때도 나미는 옆에 있었다. 구리핀을 미라가 꽂고, 30초 안에 인간서명칸이 임의값으로 채워지면 나미가 뽑는다. 다만 콘티뉴엄이 핀 잠금을 먼저 걸면 두 사람 모두 멈출 수 없었다.

차폐판을 닫는 선택에도 비용표를 붙였다. 에지스 새 경계 안에 갇힐 예상인원43명, 포지 도시4 무서명거래 지속, 열차전지 재대치6시간 뒤, 다음 동기창19시간.

아무것도 하지 않는 행동도 깨끗한 손으로 남지 않았다.

“네가 있는 자리에서만 할 수 있어.”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동안 코일전압이 올랐다. 다음 도시시각 동기창까지 6분 12초.

그 창을 놓치면 다음은 19시간 뒤였다.

포지 변환기는 8시간 52분 뒤 도시4에 닿았다. 에지스는 새 보호경계를 23분 뒤 계산 완료했다. 동부 금속망은 7시간 뒤 부식됐다.

기다리는 것도 세 현장보다 늦었다.

미라는 구리핀과 절연칼 사이에 손을 놓았다.

아직 어느 쪽도 잡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