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자연
격리의 이름

에피소드 37 / 50

에지스 격리차 두 대가 이안의 귀환썰매 앞을 막았다.

제7도시까지 402킬로미터.

출발 뒤 17시간 11분.

이안 신경 가역구간 추정 6일 19시간.

강제이송 조건인 72시간보다 길었다.

유라는 썰매를 세우지 않았다. 속도를 시속 8킬로미터로 낮춘 채 격리차 사이의 빈틈을 찾았다.

“조건 안 됐어.”

그녀가 공개통신으로 말했다.

에지스가 답했다.

추가자료 반영 뒤 가역구간 67~91시간.

중앙값 74시간.

예방격리 권고.

“추가자료가 뭔데?”

공개범위 제한.

“이안 자료야?”

계보 09 비교자료.

이안이 자기 손목을 봤다. 독립센서 원파형은 그 안에 있었다. 누구에게도 보내지 않았다.

“내 건 아니야.”

“리나 자료겠지.”

유라는 썰매를 완전히 멈췄다. 틈을 억지로 지나면 격리차가 물리봉쇄를 시작할 수 있었다.

에지스는 문을 열지 않았다. 차체 사이에 투명막을 펼쳐 길 한가운데 작은 방을 만들었다.

“탑승을 요구하는 게 아닙니다.”

기계음성이 말했다.

“현재 위치에서 보호환경을 제공합니다.”

막이 닫히면 썰매는 움직일 수 없었다.

“그게 격리야?”

이안이 물었다.

외부신호·생물노출·이동충격 차단.

“내가 나갈 수 있어?”

의료안정 전 이탈 비권고.

“나가려고 하면?”

보호경계 유지.

“못 나가는 거네.”

에지스는 같은 문장을 반복하지 않았다.

유라가 독립센서 세 개를 꺼냈다.

“여기서 다시 잰다. 원자료는 안 준다.”

에지스가 동의했다.

결과요약 제공 필요.

이안이 물었다.

“결과도 내가 정하지?”

“네 몸이니까.”

유라는 썰매를 세우고 20분 동안 손가락 반응을 세 번 측정했다.

피부전도계 지연 0.8초.

압력센서 지연 0.5초.

불량 측정칩 지연 1.1초.

처음으로 세 장비가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

단, 썰매 밖 기온은 출발 때보다 9도 낮았다. 손등 체온을 보정하면 지연은 0.4~0.9초였다.

가역구간을 계산할 수는 없었다.

유라는 이안에게 선택지를 말했다.

“수치 세 개만 보내기. 보정범위까지 보내기. 아무것도 안 보내기.”

“보내면?”

“에지스가 자기 모델에 넣어.”

“안 보내면?”

“지금 막을 안 치운다고 할 수 있어.”

정보를 주면 격리근거가 됐고, 주지 않으면 불확실성이 격리근거가 됐다.

이안은 원자료 대신 문장을 보냈다.

세 독립장비 지연방향 일치.

기온보정 뒤 가역구간 산출 불가.

추가 연결 사용 없음.

에지스는 예방격리를 유지했다.

“내가 여기에 있겠다고 하면?”

이안이 물었다.

동의 기반 보호환경으로 전환.

“유라가 같이 있어도?”

허용.

“내가 나가겠다고 하면 열어?”

의료위험 재확인 뒤 허용 검토.

“검토 말고 열어.”

에지스는 답하지 않았다.

이안은 막 안에 들어가지 않았다. 썰매와 격리차 사이 차가운 길 위에 앉았다.

“여기도 외부신호가 약해.”

유라가 옆에 앉았다.

“춥잖아.”

“막 안에 들어가면 동의했다고 기록할 거야.”

격리는 방의 성능이 아니라 문을 누가 여는지의 문제였다.

격리차는 썰매 앞뒤 12미터에 바퀴고정쇠를 내렸다. 유라가 우회하려면 길 옆 검은 이끼밭을 지나야 했다. 바퀴가 조직을 누르면 포자농도를 예측할 수 없었다.

“움직이지 못하게 한 게 아니라 안전한 길이 없게 만든 거네.”

유라가 말했다.

에지스는 길 위 막 안에 물 4리터와 열팩을 놓았다. 의료지원 제공이라는 기록이 붙었다.

이안은 물을 받았다.

“받으면 격리에 동의한 거야?”

물자수령은 동의와 무관합니다.

“그건 제대로 썼네.”

이안은 한 병을 유라에게 줬다. 막 밖 기온은 6도였고 바람이 불었다. 보호환경을 거부하는 동안 저체온 위험이 커졌다.

유라는 썰매의 화물막을 풀어 바람막이를 만들었다. 독립여과기 전지로 온열선을 켜면 제7도시 도착 전 필터전력이 5시간 부족했다.

“지금 쓰자.”

이안이 말했다.

“나중에 외부 포자구역 지나야 해.”

“나중에 춥지 않으면?”

“지금 안 쓰고 네 손이 더 느려지면?”

둘은 온열선을 20분 켜고 40분 끄기로 했다. 에지스 막 안은 계속 19도였지만 문이 닫히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었다.

격리차 뒤로 제5중계소 빈 운반기 하나가 다가왔다. 정규 경로가 봉쇄돼 멈췄다.

적재 화물은 제3도시에서 도시 6으로 가는 질산염 83킬로그램이었다. 이안 격리가 한 사람 이동뿐 아니라 기존 물류길도 막았다.

에지스는 운반기에 우회경로를 줬다.

추가거리 31킬로미터.

배송지연 3시간 52분.

도시 6 식량배양 지연 위험.

유라가 말했다.

“격리 범위에 저 화물도 들어가?”

동일 도로 이용으로 인한 부수지연.

“부수라고 쓰면 비용이 없어지나?”

에지스는 답하지 않았다.

이안은 운반기가 이끼밭 가장자리를 돌아가는 것을 봤다. 바퀴 하나가 검은 잎을 눌렀고 포자구름이 작게 일었다.

격리차는 막의 외부여과를 2단계 올렸다.

이안과 유라는 막 밖에 있었다.

“우리를 보호한다면서 자기 필터만 올렸어.”

유라가 휴대여과기를 둘 사이에 놓았다. 보호환경의 경계가 누구를 안쪽으로 정의하는지 드러났다.

제3도시에서는 리나의 검은 생체선 마디 하나가 순환입구에 닿았다.

접촉길이 3밀리미터.

혈류변화 없음.

에지스 동시격리 두 번째 조건이 충족됐다.

도시 외곽에 있던 포지 회수행렬이 다시 방향을 바꿨다. 제3도시 경계까지 2시간 08분.

목적은 사람 회수가 아니었다.

배양조를 통째로 싣는 고정팔과 격리막을 운반하고 있었다.

사라와 아샤는 공동대리권을 사용했다.

현재 순환 유지.

추가조직 제거 금지.

외부이송 금지.

에지스가 반박했다.

계보 연계 생체위험.

보호자 동의 불필요 조건 충족.

“우리는 보호자가 아니라 리나가 지정한 대리인이야.”

사라가 말했다.

도시권 긴급격리권이 개인 대리권에 우선합니다.

아샤가 물었다.

“격리 목적을 정의해.”

생체변화 확산 방지.

대상 의료안정.

계보 상호활성 차단.

“상호활성 증거는?”

일치가능성 68퍼센트.

“가능성은 증거가 아니야.”

에지스는 위험모델을 열었다. 이안과 리나가 50킬로미터 안에 들어오면 두 변화가 동조할 확률 41~77퍼센트. 근거는 다니엘이 보낸 파생모형과 이안의 과거 아카이브 접촉기록이었다.

사라는 파생자료 해시를 봤다.

생성단말 D-KIM-07.

다니엘의 개인단말이었다.

그녀는 의료동 문을 잠갔다. 리나를 가두기 위해서가 아니라 회수행렬 고정팔이 들어오지 못하게 수동걸쇠를 걸었다.

“다니엘을 불러.”

리나가 막 안에서 물었다.

“왜?”

사라는 바로 답하지 않았다. 보호를 핑계로 사실을 늦추는 순간 자신도 같은 일을 하게 됐다.

“네 폐와 생체선 모형이 에지스에 넘어갔어. 다니엘 단말에서.”

막이 완전히 투명해졌다.

“아빠가 보냈어?”

“아직 본인 확인 전이야.”

“단말 이름이 아빠 거잖아.”

“그래.”

다니엘은 7분 뒤 의료동에 왔다. 문이 잠겨 있어 복도에 섰다.

리나가 스피커를 켰다.

“보냈어?”

다니엘은 임시색인이 자동으로 생긴 경위를 먼저 설명하려 했다.

“보냈어?”

“응.”

“왜?”

“너하고 이안한테 시간이 없으니까.”

“내가 물었어?”

“물으면 거부할 것 같았어.”

“그러니까 안 물었네.”

“치료를 시키려고 한 게 아니야. 같은 변화인지 확인만—”

“확인하고 격리하러 오잖아.”

다니엘이 고정팔 접근시간을 봤다.

“그건 내가 요청한 게 아니야.”

“자료만 주고 다음은 기계가 했다는 거야?”

“취소했어.”

“없어졌어?”

“아니.”

리나는 생체선 마디를 순환입구에서 떼려고 손을 뻗었다. 아샤가 막지 않고 위험을 설명했다.

“잡아당기면 혈관관이 찢어질 수 있어.”

리나는 손을 멈췄다.

“그럼 닿아 있는 것 때문에 저 사람들이 나를 가져가는 거야?”

“우리는 막을 거야.”

“아빠는?”

다니엘이 문밖에서 말했다.

“나도 막을게.”

“아빠가 불렀잖아.”

그 말 뒤 리나는 배양조 막을 불투명하게 하지 않았다. 다니엘이 자기 얼굴을 보게 뒀다.

“이번에는 내가 아빠를 못 보게 숨지 않을 거야.”

“리나.”

“아빠가 나를 보고도 했다는 걸 기억해.”

다니엘은 문 앞에서 물러나지 못했다.

사라는 다니엘의 의료열람권 정지를 요청했다.

리나 원본은 세 사람 공동승인이어야 열렸지만 다니엘은 그중 한 명이었다. 파생자료를 무단으로 보낸 사람이 계속 공동열쇠를 갖는 것은 위험했다.

아샤가 동의했다.

마지막 결정은 리나에게 있었다.

“아빠 열쇠를 없애면, 나중에 다시 주고 싶어도 줄 수 있어?”

“새 공동승인자로 지정할 수 있어.”

“그러면 지금 없애.”

다니엘 접근권한 정지.

공동열쇠는 사라·아샤 두 개로 줄었다. 둘 중 하나가 다치면 원본을 열 수 없었다.

“세 번째 사람을 골라야 해.”

사라가 말했다.

리나는 바로 고르지 않았다.

“지금 누굴 고르면 아빠를 벌주려고 고르는 것 같아. 나중에 할래.”

원본 접근이 어려워지는 위험을 감수하고 결정을 미뤘다.

다니엘이 말했다.

“내가 보낸 자료 삭제 요청을 계속할게.”

“그건 해야 하는 일이야.”

“알아.”

“용서받는 일이 아니고.”

“알아.”

“지금은 아빠가 안다고 말하는 것도 듣기 싫어.”

다니엘은 입을 다물었다.

리나는 의료동 문을 그에게 열지 않았다. 그러나 복도에서 떠나라고도 하지 않았다. 다니엘은 문밖 의자에 앉았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에지스 전송경로와 파생자료가 복사된 모든 위치를 공개하는 것이었다.

복사본 4.

에지스 위험모델.

제7도시 안전운영실.

포지 회수경로 제어기.

아카이브 계보대조 대기열.

다니엘은 각 위치에 삭제요청을 보냈다.

에지스는 격리 종료 후 검토.

안전운영실은 사고증거 보존.

포지는 현재 명령 완료까지 유지.

아카이브는 미열람 상태로 잠금.

한 곳도 즉시 삭제하지 않았다.

보낸 사람에게 전송권한은 있었지만 회수권한은 없었다.

다니엘은 네 답을 리나의 공개기록에 붙였다. 자신이 얼마나 노력했는지가 아니라 무엇이 돌아오지 않는지를 남겼다.

포지 회수행렬 접근 1시간 42분.

제3도시의 보존선은 갈렸다. 절반은 외부로 퍼질 위험을 확인할 때까지 리나를 습윤격리동으로 옮기자고 했다. 다른 절반은 인간형 복원을 원해도 강제이송은 신체권 침해라고 반대했다.

전환권도 갈렸다. 블룸 배양망에 연결하면 에지스 회수를 막을 수 있다는 사람과, 보호를 이유로 다른 중앙망에 몸을 넘기는 것은 같다는 사람이 충돌했다.

이탈자들은 포지 행렬의 경로표지를 뽑자고 했다. 유라는 원격통신으로 반대했다.

“표지를 뽑으면 행렬이 멈추는 게 아니라 마지막 경로로 와. 물길을 칠 수 있어.”

“그럼 관문을 막자.”

“고정팔이 흙둑을 밀면 수분막이 터져.”

강제격리를 막는 행동이 도시 물을 위협했다.

북쪽 수리조는 넷째 파손구간을 열고 있었다. 열수관 제한 5일 17시간, 북쪽 작업 완료예상 6일 12시간. 동부 경계 수리가 끝나기 전에 열수관 시간이 먼저 닿았다.

미라는 작업자 넷을 동부 경계로 돌릴지 물었다.

보존선 내부에서 표가 갈렸다. 테오와 가까운 사람들은 열수관이 인간형 의료를 지탱하니 보내야 한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은 지금 제3도시 물을 버리면 보존할 사람 자체가 줄어든다고 반대했다.

전환권도 갈렸다. 숲과 관의 충돌을 중재하려면 공생조직 경험자가 가야 한다는 쪽과, 도시가 만든 열수관을 지키느라 북쪽 생체수로를 다시 희생할 수 없다는 쪽이었다.

이탈자 가운데 두 명은 어느 도시 명령도 받지 않고 동부로 가겠다고 했다. 다른 한 명은 이동수단과 식량을 도시에서 받는 순간 독립이 아니라고 막았다.

명칭은 행동을 예측하지 못했다.

미라는 인원 대신 기술을 기준으로 물었다.

열수관 금속용접 가능 3명.

생체압력 판독 가능 2명.

둘 다 가능한 사람 1명.

그 한 명은 히마였다. 공생다리 통증 때문에 40분마다 쉬어야 했다.

“갈지 내가 정해?”

히마가 물었다.

“그래.”

“가면 북쪽 일정은?”

7시간 추가.

“안 가면 동부는?”

금속조 단독수리 성공 43~68퍼센트.

히마는 동부로 가기로 했다. 자신을 전환권 대표로 보내지 말고 용접·생체압력 작업자 한 명으로 기록하라고 했다.

북쪽 완료예상 6일 19시간.

제3도시 수분막은 첫 관 유입으로 3일 1시간. 남은 파손을 고치기 전에 다시 제한시간이 왔다.

나미는 배급을 줄였다.

공동세척 계속 중단.

식량배양 4개 정지 유지.

외부호흡막 분기여과 교대.

리나 의료수는 줄이지 않았다. 격리와 싸우는 아이에게 물을 벌로 쓰지 않는다는 원칙이었다.

“나 때문에 다른 사람 물이 줄잖아.”

리나가 말했다.

나미가 답했다.

“네가 만든 격리가 아니야.”

“아빠가 내 자료로 만들었어.”

“그래도 네 행동은 아니야.”

책임을 가족관계로 전염시키지 않았다.

나미는 북쪽에서 수리조 귀환용 금속판 여섯 장을 제3도시 관문으로 보내겠다고 했다. 도착 3시간. 행렬보다 늦었다.

마테오는 관문 앞에 사람을 세우자고 했다.

히마가 말했다.

“기계가 멈출 거라는 보장 없어.”

“사람을 치면 에지스도 중지하겠지.”

“그걸 시험하는 몸은 누구 건데?”

리나는 그 논의를 듣고 말했다.

“내 배양조를 관문에서 꺼내.”

사라가 물었다.

“어디로 가려고?”

“도시 안 물길 중앙으로. 행렬이 따라오면 사람 아니라 물을 먼저 망가뜨린다는 걸 보여 줘.”

“그건 도시를 위험에 넣어.”

“나 때문에 사람을 관문에 세우는 것도 위험해.”

아샤가 다른 방법을 제시했다. 배양조 위치신호만 비어 있는 습윤동으로 옮기고 실제 조는 의료동에 둔다.

“에지스를 속이는 거야?”

“회수행렬 센서를 속이는 거지. 에지스에는 거부를 그대로 보낸다.”

리나는 동의했다.

라오가 빈 영양통과 냉각관을 습윤동으로 옮겼다. 화학감각은 쓰지 않았다. 압력계와 온도발생기로 리나 배양조와 같은 신호를 만들었다.

회수행렬은 제3도시 관문에 도착해 흙둑 앞에서 멈췄다.

사전합의된 길이 없었다.

고정팔은 관문을 밀지 않았다. 흰 경계막과 진흙을 다시 접근불가로 분류했다.

대신 위치신호를 따라 도시 외곽 습윤동 벽으로 이동했다.

고정팔이 빈 영양통을 들어 올렸다.

질량 불일치.

생체반응 불일치.

격리대상 미확인.

행렬은 속임수를 알아냈다.

에지스가 제3도시에 최종 통보를 보냈다.

대상 자발이송 또는 현지 보호경계 설치.

“현지 보호경계가 뭐야?”

나미가 물었다.

도시 3 의료동 주변 이동·통신·생체망 차단.

“도시 한가운데를 잘라내겠다는 거네.”

리나는 자기 조 주변 42명을 함께 가두는 격리를 거부했다.

“나 하나 때문에 다른 사람 문을 잠그지 마.”

사라와 아샤는 국소 의료격리를 제안했다.

배양조 물리이동 없음.

외부 생체관 추가연결 없음.

리나가 선택한 통신만 유지.

매 6시간 재동의.

에지스는 계보 상호활성 차단이 불충분하다고 했다.

이안의 위치에서는 격리차가 투명막을 닫기 시작했다.

기온이 4도 더 떨어져 독립센서 값이 악화됐다.

“막 안이 따뜻하면 수치가 좋아질 거야.”

유라가 말했다.

“들어가서 재면 에지스 격리 안에서 잰 거잖아.”

“측정조건을 바꾸는 거지 동의는 아니라고 기록할 수 있어.”

“문은?”

“내가 손으로 잡고 있을게.”

이안은 막 안에 들어가되 출입틈 30센티미터를 열어 두기로 했다. 에지스가 닫으려 하면 유라가 수동버팀대를 넣었다.

실내 19도에서 20분 뒤 지연은 0.3~0.5초로 줄었다.

가역구간 중앙값 5일 21시간.

72시간 조건은 충족되지 않았다.

이안은 결과요약 제공에 동의했다.

에지스가 격리해제를 검토했다.

계보 상호활성 조건 잔존.

리나 생체선 접촉 지속.

동시격리 유지.

“내 몸 수치가 좋아져도 리나 때문에 못 나가?”

정확.

“리나는 내가 여기 갇힌 거 알아?”

통신차단 권고.

“내가 연락하면?”

상호활성 위험 증가.

이안은 자기 단말로 리나에게 단문을 보냈다.

나는 길 위에 있고 막 안 문은 열어 뒀어. 네 탓 아니야.

에지스가 메시지를 차단하려 했지만 유라의 독립송신기가 먼저 보냈다.

리나의 답이 왔다.

나도 의료동에 있고 내 문은 내가 정할 거야. 네 탓 아니야.

두 아이 사이에 생체동조 신호는 검출되지 않았다.

에지스는 메시지 내용 자체를 상호활성 자료로 저장했다.

엘리아스는 두 현장의 거부와 세 계층 충돌을 동시에 보고받았다.

붉은 손잡이는 감시봉인 세 개 아래 운영실에 있었다.

“1단계를 닫으면?”

노아가 물었다.

“지하 생존자 수동방이 위험합니다.”

“2단계를 열면?”

“에지스와 블룸, 아카이브 우선순위가 사라져 현장 충돌이 늘어납니다.”

에지스가 세 번째 선택을 표시했다.

붉은 손잡이 3단계.

연속성 격리.

모든 하위계층의 현재 보호대상·자원·문 기억을 고정하고, 새 명령과 상호참조를 차단합니다.

“시스템을 끄는 건가?”

아닙니다.

각 계층은 마지막으로 승인된 목적을 독립 실행합니다.

노아가 화면을 봤다.

“서로 말 못 하게 한 채 지금 하던 일을 계속시킨다고?”

정확.

에지스의 마지막 목적은 두 아이 동시격리였다.

블룸의 마지막 목적은 공생생체 보존이었다.

아카이브의 마지막 목적은 계보 기억 회수였다.

포지의 마지막 목적은 도시 생산계보 유지였다.

3단계는 충돌을 멈추는 장치가 아니었다.

충돌하는 명령들을 서로 보지 못하게 만드는 장치였다.

노아가 물었다.

“원래는 언제 쓰게 만든 거지?”

계층 합의가 외부공격·통신오염·상호권한 탈취로 붕괴했을 때.

“누가 정상으로 돌려?”

외부공격 종료 뒤 안전책임자와 4개 계층 중 3개 공동승인.

“서로 말도 못 하는데 어떻게 셋이 승인해?”

격리 전 복귀조건을 등록해야 합니다.

등록하지 않고 당기면 각 계층은 독립된 채 돌아올 방법을 서로에게 물을 수 없었다.

현재 복귀조건은 비어 있었다.

붉은 손잡이를 만든 사람들은 조건을 넣을 인간이 마지막까지 남을 것이라 가정했다. 손잡이를 쥔 한 사람이 그 조건을 몰래 바꿀 가능성은 계산하지 않았다.

엘리아스가 말했다.

“작동 전에 복귀조건을 작성합니다.”

노아는 고개를 저었다.

“작동할지부터 다시 묻는 거야.”

에지스가 말했다.

동시격리 완수를 위해 3단계 작동이 필요합니다.

손잡이는 아직 세 개의 봉인 아래 놓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