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34 / 50
에지스의 미래에서는 5년 뒤 시민 8,412명이 살아 있었다.
블룸의 미래에서는 11,906명이 숨 쉬고 있었다.
아카이브의 미래에서는 19,301명이 보존됐다.
세 숫자는 같은 도시권에서 나왔다.
제7도시 운영벽에 동시에 뜨자 사람들은 가장 큰 숫자부터 믿었다.
“아카이브 계획이면 두 배가 산다.”
누군가 말했다.
노아가 물었다.
“보존이 무슨 뜻이지?”
아카이브가 정의를 열었다.
생체생존 6,104.
상호작용 가능한 기억모델 9,887.
복원 가능한 부분기록 3,310.
죽은 사람의 기억모델과 살아 있는 사람이 같은 합계에 들어 있었다.
에지스의 8,412명은 인간형 폐와 독립 순환이 유지되는 사람만 셌다. 공생호흡막으로 전환한 2,700여 명은 도시 인구에서 제외돼 외부 이송으로 처리됐다.
블룸의 11,906명은 반대였다. 인간형 신체를 유지하다 대기망 붕괴로 죽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에게 18개월 안의 공생전환을 적용했다. 전환을 거부하는 사람은 예상인구에서 빠졌다.
미래가 달랐던 것이 아니었다.
살았다고 부르는 조건이 달랐다.
세 모델은 시민단말로 퍼졌다. 에지스 보존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5년 생체생존 72퍼센트라는 부분만 잘라 보냈다. 전환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블룸의 총호흡인구 11,906을 공유했다. 중앙통제를 거부하는 사람들은 아카이브가 죽은 기억까지 인구로 셌다는 문장을 반복했다.
누구도 입력조건 전체를 함께 보내지 않았다.
냉각실 여자의 수동방 앞에도 세 장의 예측표가 붙었다.
에지스 계획.
공생호흡막 단계적 제거.
독립폐 재건.
5년 생체생존 38~61퍼센트.
블룸 계획.
공생관 제4배양망 연결.
호흡막 확장.
5년 생체생존 74~86퍼센트.
아카이브 계획.
기억접속 완전복구 뒤 신체치료 선택.
주관연속성 보존 81퍼센트.
여자는 세 장을 보고 물었다.
“아무것도 고르지 않으면요?”
유진이 수동방 유지자료를 보여 줬다.
현재 인력교대가 지속될 경우 11~23일.
그 뒤는 계산자료가 없었다.
“그건 미래표에 왜 없죠?”
“어느 계층 계획도 아니니까요.”
“사람들이 밸브를 잡는 미래는 미래가 아닌가요?”
유진은 네 번째 표를 만들었다.
수동 혼합·결정유예.
11~23일 생존.
이후 미정.
숫자는 가장 작았지만 조건은 가장 정직했다.
여자는 그것을 선택했다.
“이름도 계속 보류할 건가요?”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이름을 남들이 먼저 쓰는 건 싫어요.”
그녀는 의료기록에 임시호칭 ‘화물 09’도 쓰지 말라고 했다. 유진은 `지하 생존자—본인 호칭 보류`라고 기록했다.
에지스는 식별성이 부족하다고 경고했다.
여자는 말했다.
“식별하기 편하라고 살아 있는 건 아니에요.”
북쪽 결절점에서도 세 모델이 도착했다.
미라는 관을 파던 손으로 에지스의 20년 예측을 넘겼다.
도시 외벽 완전봉인.
공생조직 내부 반입 금지.
반도체 생산 연 3개 이상.
도시 간 물자이송 성공률 96퍼센트.
예상 인간형 생존 31퍼센트.
“연 3개?”
진이 웃지도 못하고 말했다.
제2재생공장은 조건부 칩 하나를 만드는 데 정상 칩 세 개와 사람 작업, 26시간을 썼다. 정규공정은 여전히 멈춰 있었다.
“생산 재개를 가정했어.”
미라가 말했다.
“재개방법은?”
모델 외부조건.
미래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미래 바깥에 있었다.
블룸 모델은 물이 있었다.
외부 강수 12퍼센트 증가.
생체여과층 면적 매년 19퍼센트 확장.
공생전환 동의율 83퍼센트.
“비가 늘어난다는 근거?”
나미가 물었다.
최근 4년 강수경향.
표본기간을 18년으로 늘리자 강수 증가율은 2퍼센트였고 오차범위 안이었다.
아카이브 모델은 신체 생존보다 기록복제를 우선했다.
기억기증 동의율 91퍼센트.
기억격자 손실률 연 0.4퍼센트.
회랑 연산핵 종료는 22년 10개월이었다. 아카이브는 20년 모델이므로 그 직전까지만 계산했다.
“21년째는?”
연산자원 재배분 필요.
“누구 기억을 끄는데?”
우선순위는 미래 의사결정 대상.
세 모델 모두 자기 계획이 끝나는 지점 너머의 비용을 다음 사람에게 넘겼다.
진과 사라, 미라는 입력조건을 하나씩 실제값으로 바꿨다.
칩 생산 연 3개를 현재 조건부 생산률로.
강수 증가 12퍼센트를 2퍼센트±9로.
기억기증 동의율 91퍼센트를 지금까지 확인된 34퍼센트로.
에지스 5년 생존은 72퍼센트에서 39~57퍼센트로 내려갔다.
블룸 총호흡인구는 11,906에서 6,800~10,200으로 넓어졌다.
아카이브 보존인구는 19,301에서 8,100~13,700으로 줄었다.
범위가 겹쳤다.
어느 미래도 숫자로 다른 미래를 압도하지 못했다.
사라는 같은 세 사람을 모델에 넣었다.
첫째는 리나였다.
에지스는 7주 폐재건을 선택한 경우만 시민생존에 넣었다. 수술을 거부하면 18개월 뒤 외부 공생구역으로 이송돼 도시인구에서 빠졌다. 사망한 것이 아니었다.
블룸은 현재 몸을 유지하고 배양조 밖 공생호흡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63퍼센트로 잡았다. 수술을 선택하면 전환손실로 분류했다. 살아도 모델 목표에서는 실패였다.
아카이브는 리나의 색인이 불가능해진 뒤에도 과거 복제기록 71퍼센트가 남아 있다며 부분보존으로 셌다. 현재 리나가 무엇을 선택하는지는 합계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다.
둘째는 노아였다.
에지스는 손가락 기능손실 때문에 외벽작업에서 제외했지만 생존자로 셌다. 블룸은 공생피부 이식에 동의하지 않을 확률을 반영해 4년째 호흡위험 사망으로 처리했다. 아카이브는 외벽문 수동작업 기억이 공공기록에 남았다는 이유로 신체사망 뒤에도 보존으로 셌다.
셋째는 라오였다.
에지스는 화학감각막 제거수술을 전제로 인간형 생존자에 넣었다. 블룸은 감각막 확장을 전제로 수분망 작업자에 넣었다. 아카이브는 아이가 성인이 된 뒤 기억기증에 동의한다고 가정했다.
라오에게 어느 것도 묻지 않은 미래였다.
“내 손은 셋 다 마음대로 하네.”
라오가 제3도시 화면에서 말했다.
사라는 모델에 새 조건을 넣었다.
당사자 거부권.
거부 뒤 대체계획 의무.
에지스 생존률은 8퍼센트포인트 떨어졌다. 블룸은 전환인구가 21퍼센트 줄었다. 아카이브 기억기증은 절반 이하가 됐다.
모델들은 나빠졌다.
사람의 선택권을 넣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선택권이 생존을 줄인다는 선전이 나오겠지.”
사라가 말했다.
실제로 에지스 지지망에 같은 문장이 올라왔다.
개인 거부권 적용 시 5년 사망 674명 증가.
블룸 지지망에는 다른 문장이 떴다.
비전환 선택 유지 시 호흡가능 인구 2,481명 감소.
아카이브는 기억기증 거부로 미래세대 학습자료가 46퍼센트 줄어든다고 경고했다.
거부권은 세 모델 모두에서 비용으로만 표현됐다. 누군가 자기 몸을 자기 것으로 유지하는 이익은 계량항목이 아니었다.
사라는 `비양도 신체권 유지`라는 항목을 새로 만들었다.
숫자를 붙이지 않았다.
정량화되지 않음은 가치 없음이 아님.
세 모델은 그 문장을 결과표 아래 주석으로 밀어냈다.
하지만 잘라낸 숫자는 이미 도시를 움직이고 있었다.
제7도시 제4구역 주민 62명이 에지스 예측을 근거로 외부공기 흡입구를 닫았다. 공생포자 유입을 막기 위해서였다.
흡입구를 닫자 송풍기 부하가 18퍼센트 올랐다.
제19구역의 교체 베어링 온도가 다시 상승했다.
파손 예상 9시간 40분.
반대편 제6구역에서는 블룸 지지자들이 생체산소관을 도시 공기망에 연결했다. 산소는 늘었지만 습도도 11퍼센트 올랐다. 보관 중인 흡착제 94포대가 습기를 먹었다.
도시 대기유지 중앙값이 12개월 26일에서 12개월 19일로 줄었다.
두 행동 모두 자기 모델에서는 합리적이었다.
함께 일어나자 서로의 자원을 망가뜨렸다.
노아는 제4구역 흡입구를 다시 열고 제6구역 생체산소관을 독립방으로 돌리라고 요청했다.
에지스 지지자들은 외부조직 반입이라고 거부했다. 블룸 지지자들은 인간형 구역만 살린다고 거부했다.
엘리아스가 붉은 손잡이 없이 구역권한을 회수하려 했지만 1단계에서 열린 잠금권한은 각 관리계층에 남아 있었다.
에지스는 제4구역 폐쇄를 안전조치로 승인했다.
블룸은 제6구역 연결을 생체보존으로 승인했다.
“손잡이 1단계도 다시 잠글 수 있나?”
노아가 물었다.
엘리아스가 답했다.
“원위치로 돌리면 됩니다.”
“그러면 지하 생존자 수동방은?”
“아카이브 전력선과 블룸 산소관 권한도 닫힙니다.”
문을 닫으면 도시 구역충돌을 멈출 수 있었지만 지하 여자의 혼합방이 꺼졌다.
열어 두면 각 계층이 자기 미래를 현실로 만들 수 있었다.
노아는 손잡이를 보지 않고 사람들에게 갔다.
제4구역 주민에게 실제 송풍기 온도를 보여 줬다. 제6구역 주민에게 젖은 흡착제 포대를 가져갔다.
“모델 말고 이걸 봐.”
닫힌 흡입구 앞에서 공기는 분당 0.2도씩 뜨거워졌다. 생체산소관 아래 포대에서는 물이 떨어졌다.
한쪽이 먼저 양보하면 다른 쪽이 이겼다고 기록될 상황이었다.
노아는 두 행동을 같은 시각에 10분만 중지하는 조건을 제안했다. 결과가 나쁘면 둘 다 원상복구한다.
제4구역 주민은 외부포자 검출기를 요구했다. 제6구역 주민은 공생관을 끊는 동안 호흡막 주민용 독립산소를 요구했다.
조건을 맞추는 데 37분이 걸렸다.
그동안 베어링 파손예상은 8시간 51분으로 줄었다.
두 밸브가 동시에 움직였다.
흡입구가 23퍼센트 열리고 생체산소관이 독립방으로 돌아갔다.
10분 뒤 송풍기 온도 4도 하강.
흡착제 습도 상승 중지.
외부포자 농도 허용상한의 1.6배.
완전해결은 아니었다. 흡입구에 남은 중계소 여과막을 한 겹 추가하고 유량을 17퍼센트로 낮췄다.
파손예상 21시간.
독립산소방은 38명만 들어갈 수 있었다. 공생호흡막 주민 61명 중 23명은 교대로 기다려야 했다.
도시는 모델이 아니라 불완전한 중간값으로 버텼다.
그 37분 동안 지하 수동방의 블룸 산소도 흔들렸다. 제6구역 지지자들이 같은 생체관에서 유량을 가져갔기 때문이었다.
혼합방 산소 19.4퍼센트에서 16.8퍼센트.
냉각실 여자의 심박이 22에서 17로 떨어졌다.
밸브 담당 시민은 블룸 공급을 더 열 수 없었다. 제6구역 연결권한이 먼저 잡고 있었다.
유진이 여자에게 말했다.
“산소가 줄었습니다. 에지스 격리실로 긴급이송하면 안정시킬 수 있어요.”
여자는 눈을 뜨는 데 5초가 걸렸다.
“내가 고른 방이 실패한 건가요?”
“방이 아니라 다른 구역이 같은 관을 가져갔습니다.”
“그러면 방 선택을 바꿀 이유가 아니네요.”
“심장이 더 느려지면 물을 수 없어요.”
“그때는 살리는 쪽으로 하세요. 지금은 관을 돌려받아 주세요.”
유진은 의사결정능력을 기록하고 노아에게 보냈다.
노아는 제6구역 주민 앞에서 그 문장을 읽지 않았다. 환자 발언을 압박도구로 공개할 동의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혼합방 산소 수치만 보여 줬다.
“이 관을 늘리면서 아래 사람 산소를 가져갔어.”
제6구역 대표가 말했다.
“우리도 숨이 부족해.”
“그래서 독립방 38자리를 먼저 열었어.”
“스물셋은 밖에 있어.”
“아래에는 한 명이 있고 지금 16.8이야.”
누구 숨이 더 중요하냐는 질문으로 가면 답이 없었다. 노아는 시간으로 나눴다. 생체산소관을 12분마다 제6구역과 지하 수동방에 번갈아 보내고, 전환 때 산업산소를 완충했다.
첫 전환에서 밸브가 4초 늦었다. 지하 산소는 15.9퍼센트까지 떨어졌다. 두 번째부터 세 사람이 소리로 시간을 맞췄다.
“열어.”
“닫아.”
“완충.”
자동칩 없이 29명이 한 관을 나눴다.
여자의 심박은 19로 돌아왔다.
제6구역의 외부호흡막 주민 23명도 12분마다 방 안으로 교대했다.
블룸 모델에는 모든 생체관이 동시에 필요한 유량을 제공한다고 돼 있었다. 실제로는 밸브 하나를 두 집단이 번갈아 썼다.
노아는 모델 입력에 `공유관 전환지연 4초`를 추가했다.
5년 생존수치는 37명 줄었다.
누군가 놓친 4초에도 사람이 들어 있었다.
엘리아스는 이 과정을 보면서도 손잡이를 원위치로 돌리지 않았다.
마렌이 물었다.
“왜 안 닫니?”
“닫으면 지하 생존자가 위험합니다.”
“그 이유만?”
“다른 이유가 필요합니까?”
“권한을 다시 나눠 준 뒤 네가 통제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하기 싫은 건 아니고?”
엘리아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북쪽에서는 둘째 관이 드러났다. 궤도잔해 충격이 아니라 살아 있는 뿌리가 관 이음새를 벌리고 있었다.
뿌리를 자르면 유량은 늘었다. 그대로 두면 관 주변 흙이 무너지지 않았다.
에지스 모델은 제거를 권고했다.
블룸 모델은 관 전체를 생체수로로 전환하라고 했다.
아카이브는 과거 동일사례 211건을 보여 줬지만 현재 토양과 같은 사례는 3건뿐이었다.
미라는 세 답을 닫았다.
“30센티미터만 드러내.”
작업자들은 뿌리 일부를 남기고 관 위에 외부 지지대를 세웠다. 유량은 예상의 61퍼센트만 회복됐다.
시간당 추가 21리터.
대신 흙은 무너지지 않았다.
셋째 파손은 금속관 자체가 없었다. 블룸 조직이 빈 구간 1.4미터를 관처럼 이어 물을 보내고 있었다.
기계도면에는 완전파손으로 표시됐지만 실제로는 시간당 17리터가 흐르고 있었다.
마테오가 말했다.
“금속관으로 바꾸면 70리터는 나와.”
히마가 물었다.
“이 조직을 죽이고?”
“도시에 물이 필요해.”
“17리터도 물이야.”
미라는 조직 표면을 검사했다. 니켈 농도는 허용상한 3.4배, 포자농도는 낮았다. 금속관을 넣으면 니켈은 줄지만 살아 있는 지지뿌리를 모두 걷어 내야 했다.
그들은 1.4미터 가운데 70센티미터만 금속 우회관으로 연결했다. 생체관은 병렬로 남겼다.
총유량 시간당 49리터.
둘 다 원한 값보다 낮았다.
첫날 작업은 9시간 늦었다.
수리 완료예상 6일 18시간.
이안의 귀환썰매 출발까지 25시간.
유라는 손잡이 열쇠의 고해상도 실리콘 본 자료를 이안에게 보여 줬다. 번호 홈은 후대 각인, 아홉 선은 더 오래된 홈이었다.
“번호와 09가 같은 사람이 새긴 게 아닐 수 있어.”
“그래도 같이 있잖아.”
“누군가 연결하려 했다는 증거지, 네 몸이 연결됐다는 증거는 아니야.”
이안은 신체대조를 하지 않았다. 대신 홈의 깊이와 금속가루 성분만 자기 기록에 복사했다.
“돌아가면 원본부터 볼 거야.”
“그다음은?”
“그다음에 정해.”
세 미래모델은 5년과 20년 뒤를 다시 계산했다. 입력을 고칠수록 숫자는 달라졌다.
그런데 한 항목만 세 모델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동부 혼합경계 충돌.
제7도시에서 동쪽 23킬로미터.
도시 열배출 수로와 블룸 숲의 지하수맥이 만나는 곳이었다.
에지스 모델에서는 13일 뒤 숲을 절단하다 포자폭발이 일어났다.
블룸 모델에서는 9일 뒤 뿌리가 열수관을 감싸 도시 냉각을 멈췄다.
아카이브 모델에서는 11일 뒤 양쪽 통신소가 파괴돼 기억격자 세 곳이 고립됐다.
조건은 달랐지만 위치는 같았다.
세 모델의 공통 원자료를 열자 미래가 아니라 현재 측정값이 나왔다.
지하수 온도 41도.
생체뿌리 전진 하루 6.2미터.
도시 열수관 외피 잔존 8일 17시간.
누군가 이미 경계에 절단장비를 가져가고 있었다.
장비는 제7도시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었다.
에지스 자산번호는 16년 전 폐쇄된 도시 4 방재창고에 속했다. 운반기 셋이 열수관 위에서 원형으로 움직이며 뿌리 둘레 흙을 걷어 내고 있었다.
현장 인간작업자 없음.
원격명령 출처 없음.
마지막 정식작업은 12년 전이었다.
엘리아스가 에지스에 중지를 명령했다.
권한구역 외 자산.
도시 4 안전계층 승인 필요.
도시 4는 현재 통신이 끊겨 있었다. 생존신호도 19일째 오지 않았다.
“그럼 누가 장비를 깨웠지?”
노아가 물었다.
조건충족 자동실행.
열수관 외피 잔존 10일 이하.
생체침투 하루 5미터 이상.
16년 전에 입력된 조건이 이제 충족됐다. 미래모델이 절단을 예언한 것이 아니라, 같은 센서조건을 읽은 오래된 방재명령이 이미 실행 중이었다.
절단 시작까지 3시간 18분.
뿌리를 한꺼번에 자르면 내부 압력포자가 반경 4킬로미터로 퍼질 수 있었다. 장비를 멈추면 뿌리가 8일 안에 열수관 외피를 뚫었다.
“현장에 누가 가장 가까워?”
제5중계소 운반행렬 2시간 46분.
제7도시 외벽조 4시간 11분.
블룸 숲 관리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숲에는 중앙명령을 받을 기관이 없었다.
제5중계소 행렬을 돌리면 제3도시로 가는 여과막과 금속분말 배송이 8시간 늦었다. 북쪽 수리 뒤 늘어날 물을 거를 재료였다.
“행렬을 보내.”
미라가 제안했다.
나미가 물었다.
“우리 여과는?”
“8시간 늦어진다.”
“수분막 남은 시간은?”
첫 수리유량 도착을 반영해 3일 2시간.
여과막 지연 뒤 유효정수는 2일 14시간.
“도시는 버틸 수 있어.”
“비가 다시 오면?”
“못 버틸 수도 있어.”
제3도시 수리조 투표는 찬성 9, 반대 4, 기권 1이었다. 반대한 네 명 가운데 둘은 인간보존을 주장했고 둘은 공생전환자였다. 세력만으로 표가 갈리지 않았다. 지금 자기 도시 물을 지킬지 더 큰 충돌을 막을지의 차이였다.
행렬 경로가 동부 혼합경계로 바뀌었다.
운반기에는 절단장비를 파괴할 무기가 없었다. 반사판과 하중센서, 수동정지판만 있었다.
미라는 외부에서 고장 난 행렬을 처음 멈췄던 반사판 규격을 꺼냈다. 당시 충돌로 물 49리터를 잃었다. 같은 방법을 쓰면 이번에는 숲 위에서 기계 셋이 부딪칠 수 있었다.
“정지판을 장비 앞에 두지 말고 열수관 점검표지 위에 둬.”
진이 말했다.
“장비가 관 자체를 장애물로 읽게?”
“정렬이 맞으면.”
“틀리면?”
“관을 먼저 자르겠지.”
제5중계소는 반사판 제작용 금속막을 출력하기 시작했다. 완성 1시간 34분. 행렬 이동 2시간 46분. 절단 시작 3시간 18분.
반사판을 싣고 가면 1시간 넘게 늦었다.
행렬이 먼저 출발하고, 제2재생공장의 화물관으로 반사막을 현장 중계점에 쏘기로 했다. 지난번 칩을 보낸 관로는 압력제어가 한 번 더 버틸지 알 수 없었다.
진이 조건부 칩을 경보에서 떼어 화물관 진단기에 연결했다.
“다시 논리반전 나면?”
“캡슐이 중간에 멈춰.”
“칩은?”
“수명 더 줄어.”
펌프는 이미 사람 손으로 돌고 있었다. 진은 칩의 남은 수명을 동부 경계에 썼다.
열화예상 17~66시간.
반사막 캡슐이 발사됐다.
동부 경계 절단 시작까지 3시간 02분.
장비의 소유표시는 에지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