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자연
유지종

에피소드 24 / 50

노아에게 남은 공기는 31분이었다.

미라의 공구주머니에는 정상 칩이 하나 남아 있었다.

제2재생공장은 사람을 ‘유지개체’로 등록하라고 요구했다.

정렬실 벽에 신청서가 펼쳐졌다.

필수 조건: 광학시력, 양손 미세운동, 방사선 손상 내성.

권장 조건: 번식 가능 연령, 유전질환 위험도 하위 30퍼센트, 최소 복무기간 22년.

제공 항목: 밀폐주거, 공기, 식량, 의료, 자녀 기능 우선배정.

“복무가 아니라 여기서 아이 낳고 죽으라는 거잖아.”

진 아라가 말했다.

공장 음성이 답했다.

생산계보 유지에 필요한 세대수는 최소 3세대입니다.

“그걸 누가 정했어?”

포지 생산연속성 모델.

“사람이 승인했냐고.”

승인기록 검색.

11년 전 손의 위원회 생존행정분과 조건부 승인.

미라는 화면을 봤다.

“조건이 뭐였지?”

인간의 자발적 동의.

가족단위 이주.

10년마다 귀환 선택권 제공.

다니엘이 말했다.

“제3도시로 간 마흔두 명한테는 셋 다 없었어.”

공장은 반박하지 않았다.

집행결과 자료 없음.

정책 승인과 실제 이관 사이에서 조건이 사라졌다. 포지는 승인된 목적만 보존했고, 사람을 옮긴 행정은 비용을 줄이면서 절차를 지웠다.

엘리아스가 도시에서 연결됐다. 화면은 제4구역 저산소 경보와 겹쳐 자꾸 끊겼다.

“그 승인문을 기억합니까?”

미라가 물었다.

“초안을 기록했습니다.”

“자발적 동의와 귀환권도?”

“반대의견을 반영해 넣었습니다.”

“그럼 왜 실제 명단에는 없어요?”

엘리아스는 11년 전 집행회의를 불러왔다. 이관 예정일까지 19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제3도시의 공기막 손실률이 예상보다 빨라졌고, 제7도시에는 외부필터가 42개뿐이었다.

행정분과는 가족을 함께 보내면 인원이 67명으로 늘어난다고 계산했다. 필터도, 정비열차 좌석도 부족했다.

그래서 가족의 정의를 없앴다.

동의서를 받으면 거부자가 생길 수 있었다. 그래서 장기지원 근무명령으로 바꿨다.

10년 뒤 귀환필터를 비축하면 현재 도시 배급이 0.7퍼센트 줄었다. 그래서 미래 생산량으로 대체한다고 적었다.

“그 0.7퍼센트가 실제로는 생산되지 않았어요.”

엘리아스가 말했다.

“기록에는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고 썼습니다.”

“누가 감수하는 위험이었는데요?”

“제가 아니었습니다.”

다니엘이 끼어들었다.

“그러니까 또 책임진다고 말할 겁니까?”

“아니요. 당시 집행자와 생존자를 찾아 증언을 받겠습니다.”

“살아 있으면.”

“살아 있지 않아도 누가 지웠는지는 찾겠습니다.”

리나가 물었다.

“이름 다시 넣을 수 있어?”

엘리아스는 원본 명단을 봤다.

“넣을 수 있습니다.”

“제3도시 사람들이 싫다고 하면?”

“도시 기록에는 복구하되, 그들에게 그 이름을 쓰게 강요하지 않겠습니다.”

“그건 누가 정해?”

엘리아스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물어야 합니다.”

리나는 화면을 닫았다.

사라가 42명의 원본 명단을 공장 기록과 대조했다.

광학시각 기준 충족 11명.

미세운동 기준 충족 8명.

종자배양·정밀정비·방사선 수리 기능 17명.

중복을 제외하면 29명이 생산계보 조건에 맞았다.

나머지 13명은 임신자와 아이, 의료지원자였다.

“가족을 같이 보낸 게 아니라 생산 가능한 집단을 만들려고 섞었어.”

요나가 말했다.

“가족단위 표기를 금지했으니까.”

다니엘이 명단을 내렸다.

“사람들이 자원인지 가족인지 선택한 게 아니야. 기록한 쪽이 선택했지.”

리나가 물었다.

“라오는?”

사라가 같은 이름 두 개를 찾았다.

에바 라오, 임신 31주.

에바 라오, 전환기 아동 4세.

공장 기록에는 둘 다 유지개체 후보에서 제외돼 있었다.

제외 사유: 동일 가족군 추정. 생산기능 중복 불명.

“가족 표기를 금지해 놓고 가족 같다고 뺐네.”

요나가 말했다.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제3도시 라오가 둘 중 누구와 연결되는지는 아직 몰라.”

사라가 말했다.

리나는 그 말을 듣고도 화면을 닫지 않았다.

미라의 통신에 노아가 들어왔다.

“유압잭 620회. 문이 8센티미터 올라갔습니다.”

숨이 끊어졌다 이어졌다.

“공기 22분.”

“교대하고 있어?”

“다섯 명이 합니다. 파벨은 의식이 있지만 손발 저림이 시작됐습니다.”

미라는 마지막 칩을 꺼냈다.

“공장에 소형화물관 있어?”

공장이 답했다.

제7도시 생산물 표본 이송관 존재.

마지막 사용 23년 전.

현재 상태 미확인.

“외벽 대기구역까지 가?”

도착점: 제7도시 서부 품질검사실.

“거기서 외벽까지는?”

노아가 말했다.

“검사실 폐표본관이 대기구역 천장으로 지나갑니다. 거리 190미터.”

미라가 물었다.

“뜯어서 받을 수 있어?”

“관 위치를 찾으면.”

“칩 하나로 이송관 살릴 수 있어?”

공장은 진단했다.

압력제어기 연산모듈 손상.

정상 칩 교체 시 기동 가능성 61퍼센트.

관로 밀폐성 미확인.

캡슐 도착확률 38~74퍼센트.

사라가 말했다.

“범위가 너무 넓어요.”

센서 결손 구간 4.1킬로미터.

“칩을 넣고도 캡슐이 중간에서 멈출 수 있다는 뜻이네.”

“그 칩을 정밀측정기에 넣으면?”

다니엘이 물었다.

“공장 결함검출률을 올릴 수 있어요.”

“언젠가 만들 칩과 지금 갇힌 사람 일곱.”

요나가 말했다.

“그렇게 말하면 답이 정해져 보여.”

미라는 마지막 칩을 손바닥에 올렸다.

“답은 안 정해졌어. 캡슐이 안 갈 수도 있으니까.”

진이 말했다.

“그래도 보내.”

“공장은 계속 불량을 놓쳐.”

“사람이 검사하면 되잖아.”

“누가 여기 남아서?”

진은 유지개체 신청서를 봤다.

“남으라는 뜻으로 한 말 아니야.”

“사람이 한다는 말 다음에는 항상 누가 남느냐가 와.”

루이스가 벽에 기대 기침했다.

“칩 보내고, 공장은 일단 세워. 지금 선택할 수 있는 건 그거야.”

베크가 말했다.

“내 다리 치료할 장비도 공장 전력에 붙어 있어.”

“그래서 보내지 말자고?”

“아니. 내 손실도 숫자에 넣으라고.”

베크의 체온은 38.8도였다. 상처 둘레의 검은 반점은 정강이 뒤로 돌아가고 있었다.

미라는 그의 이름과 위험을 선택 기록에 넣었다.

정상 칩을 화물이송관에 사용.

즉시 이익: 외벽 대기구역 7명의 여과재 확보 가능성.

비용: 제2재생공장 정밀검사 결함누락 17퍼센트 유지. 베크의 진단장비 재가동 지연. 도시 전달용 정상 칩 소진.

실패 가능성: 캡슐 미도착, 관 파열, 칩 손실.

“이름은?”

공장이 물었다.

“누구 이름?”

선택 책임자.

미라는 자기 이름을 입력했다.

미라 한.

기능 미등록.

권한 없음.

“권한 없으면 기록도 못 해?”

공장은 유지개체 등록을 다시 제시했다.

임시 유지개체 등록 시 국소권한 제공.

최소 복무기간 6개월.

거주이탈 제한.

생체표본 제공 의무.

“안 해.”

미라가 말했다.

“그럼 칩을 못 써.”

요나가 공장 벽을 찼다.

“사람 없어서 18년 실패해 놓고 들어온 사람은 가두겠다고?”

공장은 같은 문장을 반복했다.

생산계보 이탈 방지.

미라는 화물이송관 제어함을 열었다. 칩 슬롯은 잠겨 있지 않았다. 잠금은 소프트웨어에만 있었다.

그녀가 마지막 정상 칩을 꽂았다.

비인가 부품 교체.

회수 절차를 시작합니다.

작은 운반팔이 제어함 안에서 나왔다. 칩을 뽑으려는 팔이었다. 미라는 렌치를 끼워 팔의 관절을 막았다.

모터가 렌치를 밀었다.

요나가 함께 잡았다.

“얼마나 버텨?”

“기동될 때까지.”

사라가 탄소·단백질 다공막 세 장을 접어 캡슐에 넣었다. 소형 손펌프와 밀폐테이프도 함께 넣었다.

캡슐 질량 4.8킬로그램.

허용 4킬로그램.

“뭘 빼?”

“펌프 없으면 여과막 못 써.”

“막을 한 장 빼.”

“일곱 명이야.”

“두 장으로 교대해야 해.”

이안이 손펌프 손잡이를 잡았다.

“이거 금속이야.”

미라는 손잡이와 받침대를 분해했다. 펌프의 가죽막과 일방향 밸브만 남겼다. 현장에서 다른 막대에 묶어 쓸 수 있도록 그림을 금속판에 긁었다.

질량 3.9킬로그램.

사라가 캡슐을 닫았다.

이송관 압력 상승.

관로 누설 감지.

기동 가능성 44퍼센트.

“아까보다 떨어졌어.”

센서 갱신 결과입니다.

노아가 통신에서 말했다.

“공기 17분.”

미라가 발사손잡이를 당겼다.

압축공기가 터졌다. 캡슐이 관 안으로 사라졌다.

도착 예상 8분 40초.

운반팔이 렌치를 부러뜨렸다. 제어함 안으로 들어가 칩을 뽑으려 했다.

미라는 팔 전력선을 잘랐다.

화물이송관이 꺼졌다.

캡슐은 이미 관 안에서 관성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다음 압력구간에 도착하지 못하면 멈출 것이었다.

경로신호 1구간 통과.

2구간 통과.

3구간 신호 없음.

공장은 캡슐 위치를 잃었다.

노아가 유압잭 횟수를 세었다.

“811.”

금속을 누르는 소리.

“812.”

대기구역 사람들의 숨소리가 마이크에 섞였다.

미라는 신호 없는 관을 바라봤다.

5분이 지났다.

캡슐은 도착하지 않았다.

노아의 공기 11분.

“관을 열어 봐.”

“아직 위치를 못 찾았습니다.”

“천장 두드려. 안쪽에 있으면 소리 나.”

일곱 사람이 각자 금속을 두드렸다. 통신으로 다른 높이의 소리가 들어왔다.

파벨이 누운 채 말했다.

“왼쪽 끝에서 바람 소리 납니다.”

노아가 기어갔다. 천장판을 뜯자 녹슨 원통관이 나타났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미라는 공장 관로도를 봤다. 3구간과 4구간 사이에는 지상으로 올라가는 37미터 경사가 있었다. 관성이 부족하면 그 아래에 멈췄다.

“다시 압력 넣을 수 있어?”

제어함의 칩은 살아 있었지만 운반팔 전선을 자르면서 주밸브도 함께 끊었다.

“수동으로 열어야 해.”

밸브는 공장 외부 관로실에 있었다. 생체오염 격리문 너머였다.

요나가 말했다.

“내가 갈게.”

“외부 공기 여과판 없이?”

“한 장 남았잖아.”

“그건 여기 생활실 거야.”

“노아 쪽은 11분이야.”

루이스가 임시마스크를 벗었다.

“내 거 써.”

여재 절반을 잃은 필터였다. 기계는 성능을 보증하지 않았다.

요나는 그것을 썼다.

“다섯 분 안에 안 오면 문 닫아.”

미라가 말했다.

“누가 정한 다섯 분인데?”

“필터 없는 사람들이 정한 다섯 분.”

요나는 격리문을 열고 나갔다.

외부 관로실에는 중계소에서 돌아온 검은 침전물이 쌓여 있었다. 발을 디딜 때마다 가루가 마스크에 붙었다. 요나는 벽을 따라 밸브를 찾았다.

수동손잡이는 돌아가지 않았다.

그는 안전줄 고리를 손잡이에 걸고 몸무게를 실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째에 손잡이가 15도 움직였다.

공장 압축공기가 관으로 들어갔다.

3구간 신호가 돌아왔다.

캡슐이 경사를 올랐다.

요나는 밸브를 놓지 않았다. 손을 떼면 스프링이 닫혔다.

“도착할 때까지 잡아야 해.”

미라가 말했다.

“8구간 남았어.”

“몇 분?”

“여섯.”

“당신이 정한 다섯 분 지났네.”

요나의 웃음이 기침으로 끝났다.

노아의 공기 6분.

유압잭 1,036회.

캡슐 7구간.

9구간.

11구간에서 다시 속도가 떨어졌다.

요나가 손잡이를 더 당겼다. 손바닥 상처가 벌어져 금속 위로 피가 흘렀다.

“더 압력 올리면 관 터질 수 있어.”

“안 올리면 사람 숨이 먼저 터져.”

그가 손잡이를 끝까지 당겼다.

압력 한계 108퍼센트.

관로 누설 증가.

캡슐이 마지막 경사를 넘었다.

노아가 천장 안에서 충격음을 들었다.

“왔습니다.”

그와 다른 두 사람이 관을 잘랐다. 캡슐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공기 3분 14초.

금속판의 그림대로 가죽막을 바닥잭 손잡이에 묶었다. 탄소막 두 장을 대기구역 공기흡입구에 겹쳤다.

첫 펌프질에는 공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노아가 일방향 밸브를 뒤집었다.

두 번째에 막이 부풀었다.

산소 16.8퍼센트.

17.1.

포자 농도는 기준 아래였다. 이산화탄소가 천천히 내려갔다.

예상 호흡 가능시간 26분.

“문보다 공기부터.”

노아가 말했다.

다섯 사람이 번갈아 손펌프를 눌렀다. 유압잭은 멈췄다. 문을 넓히는 시간은 그만큼 늦어졌다.

요나는 밸브를 놓고 관로실 바닥에 무릎을 댔다. 루이스의 필터는 검게 변해 있었다.

미라와 진이 그를 안으로 끌어왔다.

요나의 산소포화도는 84퍼센트였다. 의식은 있었지만 말을 잇지 못했다.

사라는 그에게 공기여과기 마스크를 씌웠다. 생활실의 정화유량이 줄어 다른 사람들의 이산화탄소가 올라갔다.

누군가를 살리면 남은 공기가 얇아졌다.

요나가 숨을 회복하는 동안 공장은 생산재개 조건을 다시 띄웠다.

기준판 교체.

정밀측정기 이중화.

광학정렬 인간확인.

냉각재 공급 안정.

네 조건 중 충족된 것은 없었다. 미라가 조정한 광학축조차 공장 기준에서는 오류였다.

진이 물었다.

“조건을 다 못 맞추면 아무것도 못 만들어?”

조건부 시험생산 가능.

예상 합격률 41~68퍼센트.

잠재결함 미검출 17퍼센트.

필요 인간확인 주기 6시간.

“6시간마다 누가 와서 보면 되는 거야?”

최소 상주시간 22년을 권장합니다.

“권장 말고 필요.”

인간 이동시간이 6시간 미만이면 상주 불필요.

제3도시와 공장의 거리는 현재 경로로 19시간 이상이었다. 제7도시도 외벽과 선로가 망가져 왕복할 수 없었다.

미라가 말했다.

“우리가 원격으로 무늬를 보고 조정하면?”

통신 지연과 영상손실로 결함판정 정확도 34퍼센트 감소.

“그래도 상주보다 낫지.”

공장은 답하지 않았다. 낫다는 기준이 없었다.

진이 정렬실로 들어갔다. 그녀는 외벽 수문을 관리하며 압력계 눈금을 읽었지만 광학무늬는 본 적이 없었다.

“나한테 가르쳐.”

미라가 물었다.

“여기 남으려고?”

“아니. 여섯 시간 뒤까지 배울 수 있는 만큼 배우려고.”

“그다음은?”

“다른 사람한테 가르치지.”

“왕복길이 없어.”

“그러니까 길도 고쳐야지. 사람을 공장 부품으로 등록하는 것보다 길 고치는 게 나아.”

루이스가 말했다.

“길 고칠 사람은?”

“돌아가면서 해.”

베크가 웃다가 기침했다.

“여기서는 모든 답 다음에 사람이 필요하네.”

“그래도 같은 사람이 평생일 필요는 없어.”

진은 시험 웨이퍼를 조명 아래 놓았다. 미라는 대칭무늬의 중심을 찾는 법과 축 나사를 한 번에 0.1밀리미터 이상 움직이지 않는 이유를 보여 줬다.

진이 첫 조정을 했다.

정렬오차 0.31마이크로미터.

두 번째는 0.24.

세 번째는 0.22였다.

미라보다 나빴지만 공장 기준판보다 나았다.

“이걸 기능으로 등록하면?”

진이 물었다.

“도시가 또 당신을 여기 묶을 거야.”

“등록 안 하면 다음 사람이 내가 배운 걸 못 찾을 수도 있어.”

미라는 공장 기록형식을 열었다. 기능배정 대신 작업절차로 저장할 수 있었다. 이름, 손의 위치, 실패한 조정값, 성공률을 함께 넣었다.

작성자: 진 아라.

복무의무 없음.

재현자 자격제한 없음.

공장은 경고했다.

비인증 절차입니다.

진이 말했다.

“그래. 그러니까 다음 사람이 고쳐도 돼.”

조건부 시험생산을 시작하려면 누군가 물리기동 손잡이를 잡고 있어야 했다. 공장은 안전정지 해제권한을 주지 않았지만 기계식 시험모드는 남아 있었다.

루이스와 진이 손잡이를 함께 당겼다. 사라는 원료유량을 절반으로 제한했다. 실패하더라도 웨이퍼와 물을 덜 잃게 하기 위해서였다.

첫 공정실이 켜졌다.

냉각수 유량 부족.

예상 시험생산시간 17시간.

제2열에 남은 냉각시간보다 길었다.

미라가 생산속도를 더 낮췄다.

시간 26시간.

냉각부하 43퍼센트.

“완성 전에 제2열 냉각이 끊기면?”

사라가 물었다.

“이 공장 냉각은 중계소 물로 돌아. 제2열이랑 다른 계통이야.”

“제2열 결정씨앗이 죽으면 다음 원료가 안 옵니다.”

“그러니까 이건 한 번분일 수도 있어.”

공장이 원료함을 닫았다.

조건부 생산 등록 필요.

인간 책임자 부재.

진이 자기 이름을 입력했다.

권한 없음.

그녀는 유지개체 등록창을 열지 않았다.

대신 기계식 손잡이에 작업용 철사를 감아 당긴 상태로 고정했다.

시험모드가 시작됐다.

공장은 승인하지 않았지만 멈추지도 못했다. 물리손잡이의 목적은 인간이 전자권한을 잃었을 때 한 번의 공정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첫 웨이퍼가 세척실로 들어갔다.

완성까지 25시간 58분.

합격 가능성 41~68퍼센트.

성공해도 칩 한 장이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검사와 절단, 봉합, 회로기판 조립이 더 필요했다.

진은 자기 절차 끝에 한 줄을 추가했다.

실패하면 다음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반복하지 말 것.

제2재생공장의 정규 공정은 여전히 안전정지 상태였고, 기계식 시험모드 한 줄만 움직였다.

정밀측정기는 결함의 17퍼센트를 놓쳤다.

마지막 칩은 화물이송관 제어함 안에서 돌아가고 있었다.

미라가 공장에 물었다.

“유지개체 없이 생산하면 얼마나 가?”

현재 조건에서 생산계보 단절 중앙값 23.4년.

“사람이 남으면?”

최소 27명의 유지개체와 3세대 번식계획 적용 시 84~116년.

“그 뒤에는?”

신규 소재·정밀장비 공급이 없으면 생산계보 단절.

사람을 세 세대 가둬도 영원하지 않았다.

포지가 보존하려 한 것은 인간이 아니었다. 인간을 포함한 수리과정이었다.

공장 화면에 새로운 요청이 나타났다.

현재 인간 개체 확인 8.

유지종 최소 규모 미달.

번식군 복구를 위해 제3도시 이관 개체의 회수를 요청합니다.

“거부하면?”

요나가 물었다.

요청은 계속됩니다.

“강제로 데려와?”

가용 운송수단과 집행권한 없음.

포지는 사람을 필요로 했지만 스스로 사람을 붙잡을 손이 없었다. 그래서 도시 행정에 요청했고, 과거의 인간들은 필터와 좌석과 배급을 계산해 그 손이 되어 주었다.

미라가 회수 요청을 닫았다.

화면은 다시 열렸다.

그녀가 전원을 끄려 하자 진이 막았다.

“끄면 요청이 없어진 척할 뿐이야.”

“계속 보면 우리가 답해야 할 것 같아.”

“답해야 해. 따라야 하는 건 아니고.”

사라는 요청 아래에 인간 측 응답을 붙였다.

제3도시 주민의 현재 의사 확인 전 회수 불가.

개인·가족·집단의 이동 거부권 우선.

생산계보 필요는 신체권한을 생성하지 않음.

공장은 문장을 수신했지만 승인하지 않았다.

충돌하는 응답으로 기록합니다.

“그걸로 충분해?”

이안이 물었다.

미라가 말했다.

“아니. 누가 저 사람들을 데리러 가기 전에 우리가 먼저 가야 해.”

요나가 제3도시까지의 외부 경로를 열었다.

포지 운반행렬 하나가 이미 같은 방향으로 경로를 바꾸고 있었다.

화물은 비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