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자연
사람이 없는 공장

에피소드 23 / 50

빈 탱크의 호흡 가능시간은 18분 36초였다.

제5중계소의 검은 막이 물탱크를 향해 펼쳐졌다.

수천 개의 구멍이 동시에 열리며 공기를 빨아들였다. 선두 운반기가 앞으로 끌려갔다. 밖에 매달린 요나의 안전줄이 팽팽해졌다.

“멈춰!”

그가 수동정지판을 펴려 했지만 바람이 판을 접었다. 운반기의 앞바퀴가 검은 뿌리 사이로 들어갔다.

빈 탱크 안의 압력이 떨어졌다.

18분 36초.

14분 02초.

사라가 벽을 두드렸다.

“외부가 우리 공기까지 빼고 있어요.”

미라가 뚜껑 손잡이를 잡았다.

“지금 열면?”

“포자도 같이 들어옵니다.”

“안 열면?”

“압력차로 뚜껑이 안쪽으로 휘어요. 나중에는 못 열 수 있어요.”

이안이 귀를 막았다.

“소리 커.”

“연결하지 마.”

“안 했어.”

금속벽 전체가 울리고 있었다. 아이만 듣는 신호가 아니었다.

미라는 뚜껑을 손가락 두 마디만큼 열었다. 바깥 공기가 휘파람을 내며 들어왔다. 수산화물 카트리지의 천이 부풀었다. 베크가 기침했고 진은 코피를 흘렸다.

압력은 멈췄다.

호흡 가능시간 21분 11초.

포자 농도 측정 불가.

“늘어난 거야?”

다니엘이 물었다.

“외기가 들어와 산소는 늘었어요. 안전해진 건 아닙니다.”

밖에서 요나가 통신했다.

“물탱크가 열려.”

검은 막의 관 하나가 보조밸브에 붙었다. 관 끝이 금속 모양에 맞춰진 것이 아니었다. 젖은 조직이 틈을 메우며 밸브 전체를 감쌌다.

정제수 잔량이 빠르게 줄었다.

1,751리터.

1,402.

988.

운반기는 인계를 중단하지 않았다. 물이 부족하다는 경고도 내지 않았다. 중계소는 들어오는 만큼만 가져갔다.

두 번째 차량의 탄소 여재와 세 번째 차량의 전해염도 뿌리 사이로 내려갔다. 금속분말 용기는 막 표면에 닿자 작은 구멍 수백 개로 나뉘어 흡수됐다.

리나의 배양조 아래 흰 생체선이 검은 막 쪽으로 뻗었다.

사라가 말했다.

“리나, 줄기가 중계소에 닿으려 해.”

“알아.”

“자를까?”

리나는 막의 움직임을 보고 있었다.

“아직.”

“무슨 느낌이야?”

“목마른데 물 마시는 느낌이 아니야.”

“그게 네 느낌인지 저것의 상태인지 구분돼?”

“안 돼.”

“그러면 접촉을 멈추는 게—”

“내가 닿을지 정할게.”

다니엘이 유리 곁으로 다가갔다.

“위험해.”

“알아.”

“알면 왜?”

“우리 숨 쉴 데가 있는지 물어보려고.”

“말이 통한다는 보장 없어.”

“아빠 말도 가끔 안 통해.”

다니엘은 유리를 쳐다보다가 손을 내렸다.

“닿게 둘게. 이상하면 네가 끊는 거야.”

“응.”

흰 실이 검은 막에 닿았다.

막 전체가 멈췄다.

물을 빨아들이던 구멍들이 닫혔다. 한 박자 뒤 다른 구멍들이 열렸다. 이번에는 바깥 공기를 빨지 않고 내보냈다.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일행을 덮쳤다.

산소 21.8퍼센트.

이산화탄소 1.9퍼센트.

포자 농도 3.2배.

암모니아 기준치 2.1배.

숨을 쉴 수는 있었지만 오래 들이마시면 폐와 눈이 상할 공기였다.

빈 탱크의 호흡 가능시간이 39분으로 바뀌었다.

사라가 리나에게 말했다.

“중계소가 너를 알아본 것 같아.”

“아니.”

“반응이 달라졌잖아.”

“내가 닿아서 구멍이 막힌 거야. 알아본 건지 막힌 건지 몰라.”

사라는 입을 다물었다.

검은 막은 흰 실과 닿은 부분을 둥글게 피해 다시 물을 흡수했다. 접촉을 환영한 것이 아니라 물질 흐름을 방해하는 이물질로 우회했을 가능성이 컸다.

물탱크 잔량 414리터에서 인계가 끝났다.

중계소 바닥의 다른 뿌리들이 부풀었다. 막 뒤에서 탄소색 판들이 밀려 나왔다. 손바닥 두께의 다공성 막이었다. 이어서 질산염이 든 작은 주머니와 부식된 금속 덩어리가 빈 화물함에 떨어졌다.

인계 완료.

회수 화물 적재.

목적지: 제2재생공장.

거리 2.2킬로미터.

요나가 말했다.

“필터 재료 같아.”

사라가 다공성 판을 측정했다.

“탄소층과 단백질막이 섞여 있어요. 그대로 얼굴에 대면 암모니아는 줄일 수 있지만 포자 크기보다 구멍이 큽니다.”

미라가 뒤 차량의 고장 난 여과틀을 꺼냈다.

“두 겹으로 접고 기존 필터 바깥에 붙이면?”

“호흡저항이 올라갑니다.”

“몇 분 쓸 수 있어?”

“시험해야 압니다.”

“시험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말이네.”

미라는 자기 마스크가 없었다. 다공성 판을 접어 천으로 감고 입과 코에 댔다.

첫 숨은 들어오지 않는 것처럼 무거웠다. 두 번째에는 판 가장자리로 공기가 샜다. 세 번째에 가슴이 아팠다.

사라가 센서를 마스크 안으로 넣었다.

포자 농도 0.8배.

암모니아 0.4배.

산소 20.2퍼센트.

“쓸 수 있어요. 하지만 걸으면서는 10분도 못 버틸 수 있습니다.”

“운반기 타고 가면 돼.”

중계소가 밀어낸 판은 모두 여섯 장이었다. 열여섯 명분을 만들 수는 없었다. 지금 일행에게는 충분했지만 외벽 대기구역 시민들에게 나눌 양은 아니었다.

미라는 판 한 장을 따로 뒀다.

“노아 쪽으로 보낼 방법 찾아.”

요나가 물었다.

“행렬이 돌아갈 때까지 여섯 시간인데?”

“돌아가는 차가 있으면.”

“지금은 우리를 공장으로 데려가.”

“그러니까 공장에서 찾아.”

리나의 흰 실이 검은 막에서 떨어졌다. 왼팔의 반점은 더 늘지 않았다. 대신 생체선 끝이 검게 물들어 있었다.

사라가 잘라낼지 물었다.

“아직 두라고 했지.”

“색이 변했어.”

“그래서 볼 거야.”

“무엇이 들어왔는지 모릅니다.”

“나도 무엇이 나갔는지 몰라.”

리나는 검어진 끝을 조 안쪽으로 들이지 않았다. 유리 밖 고정틀에 따로 감았다.

행렬은 회수 화물을 싣고 다시 움직였다.

제2재생공장까지 2.2킬로미터.

요나는 선두 운반기에 매달렸고 나머지는 다공성 임시마스크를 쓰고 빈 탱크 뚜껑을 열었다. 베크는 열이 38.5도까지 올랐다. 잘라낸 상처 둘레가 검붉게 변했다.

“걷지 않아도 나빠져.”

그가 말했다.

사라는 상처에서 면봉으로 시료를 채취하려다 손을 멈췄다.

“검사해도 돼요?”

“결과를 나한테 먼저 보여 주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휴대분석기는 인간 단백질과 외부 균사, 니켈 화합물을 모두 검출했다. 어느 것이 발열 원인인지는 구분하지 못했다.

“항염제를 쓰면 면역반응은 줄지만 감염이면 더 나빠질 수 있어요.”

“안 쓰면?”

“열이 오를 수 있습니다.”

“모르는 선택 두 개네.”

베크는 약을 받지 않았다.

20분 뒤, 지면 아래에서 진동이 시작됐다. 벌판에 반쯤 묻힌 회색 지붕들이 차례로 열렸다. 행렬은 경사로를 따라 지하로 들어갔다.

제2재생공장은 도시보다 조용했다.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모든 기계가 소리를 줄이도록 설계돼 있었기 때문이다. 운반기 바퀴 소리마저 흡음벽에 삼켜졌다.

입구 오염센서가 일행을 읽었다.

생체오염 8개체.

전환기 오염 1개체.

미분류 공생조직 4.7킬로그램.

공정구역 진입 불가.

소독대기실로 이동하십시오.

“사람을 오염이라고 부르네.”

진이 말했다.

미라는 소독대기실 문을 봤다. 폭 1.4미터였다. 배양조가 처음으로 여유 있게 통과했다.

안에는 밀폐공기와 세척수가 있었다.

일행이 들어가자 문이 닫혔다. 공장 공기에는 포자가 거의 없었다. 산소 20.7퍼센트. 암모니아와 금속분진도 기준 아래였다.

누군가 마스크를 벗고 울기 시작했다. 루이스였다. 숨이 편해진 것이 놀라워서 우는지, 이제야 무서워서 우는지 본인도 설명하지 못했다.

소독수는 사람용 온도로 데워지지 않았다. 차가운 물이 천장에서 쏟아졌다. 베크의 상처에 닿자 흰 거품이 생겼다.

사라가 중화버튼을 눌렀다.

장치가 거부했다.

인간 의료절차 비활성.

생산오염 제거만 수행합니다.

미라는 비상밸브를 잠갔다.

“깨끗하게 만든다는 말이 누구 기준인지 봐야 해.”

소독이 중단되자 내부문이 열리지 않았다.

공정오염 잔류.

세척 완료까지 4분 20초.

베크가 벽에 기대 앉았다.

“끝까지 하면 내 다리도 공정오염이야?”

사라가 말했다.

“조직을 제거할 정도의 농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상처 안으로 더 들어갈 수 있어요.”

미라는 바닥 배수구를 열었다. 세척액을 아래로 우회시키고 천장의 노즐에는 정제수관을 연결했다. 공장이 요구하는 유량은 유지하되 약품농도를 낮췄다.

공정오염 감소율 부족.

세척시간 12분 41초.

“시간 늘었어.”

다니엘이 말했다.

“피부는 덜 벗겨져.”

그들은 차가운 물 아래에서 기다렸다.

내부문이 열린 뒤 생산구역에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운반팔이 탄소막을 받아 층별로 분리했다. 질산염은 배양액 원료통으로, 부식금속은 전해정련로로 들어갔다. 중계소가 먹고 남긴 것이 공장의 원료였다.

벽 너머에는 둥근 웨이퍼 수백 장이 투명함에 쌓여 있었다. 모든 함에 붉은 표식이 붙어 있었다.

광학정렬 불량.

회로 단락 확률 초과.

폐기 대기.

사라가 생산기록을 열었다.

“마지막 합격품이 18년 전이에요.”

그 뒤 생산된 웨이퍼는 4,612장.

합격 0.

공장은 18년 동안 같은 불량을 반복하고 있었다.

미라가 정렬실 유리창에 손전등을 비췄다. 광학암 네 개가 기준판의 점을 따라 움직였다. 세 번째 암만 매번 끝에서 떨렸다.

“축이 틀어졌어.”

공장 음성이 답했다.

광학축 교정 정상.

기준판 일치율 100퍼센트.

“기준판이 틀렸으면?”

기준판은 교정의 정의입니다.

“그래서 같은 불량이 4천 장 나온 거야.”

장기생산 오차는 허용범위 내입니다.

“합격품이 없는데?”

생산계보 유지 중.

미라는 정렬실 문을 열려 했다.

인간 기능인증이 필요합니다.

그녀의 기능은 정지돼 있었다.

아무도 들어갈 수 없었다.

사라가 공장 기록에서 마지막 인간 작업자 이름을 찾았다.

하비에르 온.

광학 정렬 기능 7.

사망 18년 3개월 전.

대체인력 요청 6,421회.

배정 0.

“왜 아무도 안 보냈지?”

다니엘이 물었다.

공장이 답했다.

제2재생공장 상주인구 0.

외부 이송 위험이 생산기여 기대값을 초과합니다.

“사람을 보내면 위험해서 안 보내고, 안 보내서 생산이 실패했네.”

진이 말했다.

공장은 반박하지 않았다. 질문으로 인식하지 못했다.

미라는 문 옆 물리경첩을 봤다. 밀폐문은 전자잠금이었지만 경첩축은 밖에 노출돼 있었다.

“열 수 있어.”

사라가 말했다.

“열면 공정실에 생체오염이 들어갑니다.”

“안 열면 계속 불량이야.”

“우리가 정렬을 고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어요.”

“그래서 먼저 본다.”

경첩축 세 개 중 아래 것은 녹이 슬지 않았다. 공장 윤활기가 계속 관리한 흔적이었다. 위쪽 두 개는 먼지가 굳어 있었다.

미라는 공구주머니를 찾았다. 요나가 빈 탱크 무게를 맞추려고 던진 뒤였다. 공구는 행렬 차량 안에 남아 있었다.

“손으로는 못 빼.”

이안이 폐기함을 가리켰다.

불량 웨이퍼를 운반하는 집게 하나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미라는 집게 끝을 경첩 틈에 넣었다. 너무 얇아 휘었다. 두 개를 겹쳤다. 진과 루이스가 문을 들어 하중을 줄였다.

첫 경첩축이 빠졌다.

경보가 울렸다.

생체오염 침입 예상.

공정 정지.

운반팔들이 동시에 멈췄다. 배양액 흐름도 차단됐다.

사라가 리나의 조작판을 봤다.

“이 공장 배양액이 리나 보충수와 같은 계통이에요. 공정 멈추면 여기서 더 못 받아.”

미라는 빠진 축을 손에 들었다.

“다시 끼우면?”

“공장은 돌아가지만 정렬실은 못 들어가.”

“계속 불량이고.”

리나가 말했다.

“물은 지금 있어.”

“다음에는 없을 수 있어.”

“다음 때문에 지금 문 닫지 마.”

미라는 두 번째 축을 뺐다.

공정 전체가 안전정지에 들어갔다.

문이 기울었다. 사람들이 받아 천천히 바닥에 눕혔다.

정렬실 안은 차갑고 건조했다. 미라가 들어가자 바닥이 신발 자국을 오염으로 표시했다.

광학암 세 번째 축의 나사는 풀리지 않았다. 열로 팽창해 나사산이 붙어 있었다. 미라는 냉각관의 결로수를 천에 묻혀 축에 감았다. 금속이 식을 때까지 4분을 기다렸다.

요나가 행렬에서 공구주머니를 가져왔다.

“밖의 막이 운반기 빈 화물을 확인하고 있어. 오래 세워두면 귀환명령으로 바뀔 수 있어.”

“얼마나?”

“17분.”

미라는 나사를 돌렸다. 처음에는 렌치가 미끄러졌다. 두 번째에 나사 머리가 조금 움직였다.

광학암을 0.7밀리미터 옮겼다.

공장 기준판은 불일치라고 판정했다.

미라는 새 웨이퍼 한 장을 시험대에 올렸다. 공정을 전부 재가동할 수 없어 기존 레이저만 수동으로 켰다. 빛이 웨이퍼 표면에서 갈라져 벽에 점무늬를 만들었다.

점들은 한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그녀가 축을 0.2밀리미터 되돌렸다.

무늬가 대칭에 가까워졌다.

“이게 맞는지 어떻게 알아?”

요나가 물었다.

“몰라. 기준판보다 덜 틀린 방향을 보는 거야.”

세 번 조정한 뒤 시험노광을 했다.

웨이퍼 검사.

정렬 오차 0.19마이크로미터.

기준판 불일치.

회로 합격 가능성 73퍼센트.

공장은 결과를 폐기하려 했다.

미라가 폐기팔 앞을 막았다.

“실제 회로부터 검사해.”

기준판 불일치 제품은 폐기합니다.

“기준판을 바꿔.”

인간 기능인증이 필요합니다.

“죽은 사람만 가진 기능?”

대체인력 요청 중.

“18년째?”

대체인력 요청 중.

미라는 기준판 고정구를 열었다. 안에는 같은 판 세 장이 겹쳐 있었다. 모두 동일한 흠집이 있었다. 백업까지 같은 오류를 복제한 것이다.

요나가 말했다.

“새 기준판 만들 수 있어?”

“정상 칩이 있어야 정밀측정기를 돌려.”

사라가 폐기기록을 검색했다.

불량 웨이퍼 중 실제 회로검사를 통과한 예외품이 있었다. 공장은 기준판 불일치 때문에 그것도 폐기하지 않고 격리해 뒀다.

예외품 6개.

완전검사 통과 4개.

예상 잔존수명 3~11년.

“네 개.”

다니엘이 말했다.

사라는 필요한 곳을 열거했다.

“휴대 공기여과기 제어에 하나. 리나의 독립순환기에 하나. 공장 정밀측정기 재가동에 두 개.”

요나가 말했다.

“도시로 보낼 건?”

“없습니다.”

“노아 쪽 필터 만들겠다고 했잖아.”

“여과막은 보내도 구동기가 없으면 오래 못 씁니다.”

다니엘이 말했다.

“리나 것부터.”

미라가 물었다.

“리나.”

“나한테 물어도 공장 사람들 미래는 모르잖아.”

“네 몸에 넣을 건 네가 정해야 해.”

“내 건 써.”

“나머지는?”

“내가 정하면 안 돼.”

정상 칩 네 개가 투명함 안에 있었다.

공기여과기 하나는 지금 사람들을 살릴 수 있었다.

리나의 독립순환기 하나는 배양조를 행렬에서 떼어낼 수 있게 했다.

정밀측정기 두 개는 앞으로 만들어질 칩의 합격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도시에 보내면 고장 난 송풍기나 외벽문 제어에 쓸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운반수단도 장착할 사람도 필요했다.

그때 노아의 통신이 짧게 연결됐다.

“안쪽문을 61센티미터까지 열었습니다.”

금속을 긁는 소리와 기침이 그의 말 사이로 들어왔다.

“마흔여섯 명이 도시 쪽으로 통과했습니다. 일곱 명이 남았습니다.”

“왜?”

“파벨 진은 목을 고정한 들것이 통과하지 못합니다. 다른 두 명은 흉곽이 틈보다 넓고, 네 명은 그들을 두고 가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공기전지는?”

“31분.”

미라는 마지막 칩을 봤다.

“외부문 제어기에 정상 칩 하나 넣으면 열 수 있어?”

노아가 대답하기 전에 엘리아스의 음성이 끼어들었다.

“제어기 자체가 수분 침투로 단락됐습니다. 칩만 바꿔서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안쪽문은?”

“구동모터 권선이 탔습니다. 정상 칩이 있어도 문을 더 들 물리력이 없습니다.”

“그럼 칩을 보내도 당장은 못 쓰네.”

“당장은 그렇습니다.”

노아가 말했다.

“바닥잭이 하나 있습니다. 유압유가 새지만 손으로 압력을 만들 수 있습니다.”

“몇 번?”

“문을 20센티미터 더 들려면 약 1,400회입니다.”

“사람은?”

“저를 포함해 다섯 명이 펌프를 돌릴 수 있습니다.”

미라는 그의 오른손을 떠올렸다.

“교대해. 손 다시 벌어졌잖아.”

“이미 벌어졌습니다.”

엘리아스가 제4구역 피해도 알렸다. 의식을 잃은 두 사람 중 한 명은 깨어났고 한 명은 아직 반응이 없었다. 외벽을 연 결과는 계속 도시 안에서 진행 중이었다.

통신 신호가 약해졌다.

노아가 마지막으로 말했다.

“칩보다 여과막을 보내십시오. 여기 일은 손으로 해보겠습니다.”

연결이 끊겼다.

마지막 칩이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니었다. 지금 도착해도 문을 열지 못한다는 뜻뿐이었다.

미라는 첫 번째 칩을 리나의 순환기에 넣었다.

사라가 전원을 켰다.

보조순환 58퍼센트.

72.

독립운용 예상 9시간 14분.

두 번째 칩은 휴대 공기여과기에 넣었다. 공장 탄소막과 포자막을 겹쳐 연결하자 소독대기실 하나를 12명이 쓸 수 있는 밀폐공간으로 만들 수 있었다.

남은 칩 두 개.

미라는 하나를 정밀측정기에 넣었다.

사라가 말했다.

“두 개가 필요합니다.”

“하나로 낮은 해상도 검사 가능해?”

“가능하지만 결함의 17퍼센트를 놓칠 수 있어요.”

“두 개 다 쓰면 도시로 보낼 게 없어.”

“하나를 보낸다고 도시에 도착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래도 선택은 남아.”

미라는 마지막 칩을 투명함에 넣어 자기 공구주머니에 보관했다.

정밀측정기는 절반의 눈으로 켜졌다.

시험 웨이퍼 판정.

조건부 합격.

미검출 결함확률 17퍼센트.

공장은 조건부 합격을 생산계보에 등록할지 물었다.

미라에게는 기능권한이 없었다.

사라에게도 없었다.

공장은 인간의 답을 기다리면서도 입력을 받을 수 없었다.

요나가 마지막 인간 작업자의 기록을 더 열었다.

하비에르 온의 사망 뒤 공장이 요청한 것은 후임자의 이름이 아니었다.

유지개체 보충 요청.

요구 조건: 광학 시각, 양손 미세운동, 방사선 손상 내성, 번식 가능 연령.

권장 배정기간: 생애 전체.

아래에는 제7도시와 제3도시로 보낸 요청 6,421건이 쌓여 있었다.

마지막 답신은 11년 전이었다.

유지개체 계보 이관 승인.

인원 42.

목적지 변경: 제3도시.

미라는 공구주머니 속 마지막 칩보다 그 문장을 오래 바라봤다.

도시는 사람을 밖으로 보낸 것이 아니었다.

공장에 필요한 사람을 다른 곳에 번식시켜 두려 했다.

그 기록에도 마흔두 명의 이름은 없었다.

기능과 나이, 사용할 수 있는 손만 적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