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13 / 50
배급기는 미라의 손을 먹지 않았다.
폐격리실 벽에 남아 있던 구형 영양배급구에 손바닥을 대자 붉은 문장이 떴다.
등록 기능이 없습니다.
배급 대상이 아닙니다.
미라는 손을 뗐다가 다시 댔다.
같은 문장이 나왔다.
기능권한이 정지되면 문만 열지 못하는 것이 아니었다. 물과 열량을 받을 자격도 기능기록에 붙어 있었다.
“내 걸 써.”
이안이 옆에서 손을 내밀었다.
미라는 아이의 굽은 손가락을 봤다.
“너도 배급 대상 아니야.”
이안이 배급구에 손목을 댔다.
도시 필수 생체자원.
개별 영양배급을 중지합니다.
지정 유지용액을 통해 공급합니다.
“유지용액이 뭐야?”
이안이 물었다.
사라가 화면을 읽었다.
“생명합성 구역에서 받으라는 뜻이야.”
“뭘?”
“네 신경활성과 공생체 반응에 맞춘 영양액.”
“없잖아.”
사라는 대답하지 못했다.
이안에게 지정된 유지용액은 중앙 배양실에 있었다. 그들은 폐격리실에 갇혀 있었고, 중앙망은 이곳을 감염 가능구역으로 봉쇄했다.
에지스는 아이를 도시의 자원으로 보존하려 했다.
그러나 자원을 보존하는 물질이 어디 있는지 실행계층은 확인하지 못했다.
배급구 안에서 건조한 모터음이 났다. 빈 용기를 밀어내는 소리였다.
다니엘이 주먹으로 벽을 쳤다.
“안에 뭐가 있긴 해?”
미라가 배급구 하단을 열었다. 기능표식은 쓰지 않았다. 노아에게 받은 드라이버를 넣어 잠금쇠를 직접 눌렀다.
안에는 회색 영양막 네 장과 물주머니 두 개가 있었다.
“이게 다야?”
다니엘이 물었다.
사라가 영양막의 날짜를 확인했다.
“격리실 폐쇄 때 남은 겁니다.”
“14년 전?”
“밀봉상태는 유지됐어요.”
“먹어도 돼?”
“독성 검사를 하면 알 수 있습니다.”
“얼마나 걸려?”
“중앙망 없이 여섯 시간.”
구리 음성관 밖에서 누군가 말했다.
“안에 음식 있어요?”
미라는 관 쪽을 봤다.
문 밖에는 스물세 명이 있었다. 안에는 미라와 이안, 다니엘, 사라, 엘리아스, 노아, 경계근무자 여섯 명. 리나는 배양액 속에 있었지만 별도의 포도당과 아미노산이 필요했다.
먹을 수 있는 것이 네 장이라면 한 사람에게도 하루분이 되지 않았다.
“조금 있어요.”
미라가 대답했다.
“얼마나요?”
미라는 거짓말을 생각했다.
검사 중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감염된 것 같다고 말할 수도 있었다. 밖의 사람들이 문을 열라고 요구하지 않게 만들 수 있었다.
“열두 명이 한 끼 먹을 만큼.”
사라가 미라를 봤다. 네 장을 물에 불리면 표준배급 열두 개 분량이었다.
밖에서 여러 목소리가 겹쳤다.
“우린 스물셋이에요.”
“안에는 몇 명인데?”
“아이부터 줘요.”
“어느 아이?”
마지막 질문 뒤에 짧은 정적이 왔다.
“그 배양조 아이 말고.”
다니엘이 음성관으로 다가갔다.
“무슨 뜻이야?”
대답한 사람은 아까 미라의 뺨을 때렸던 의료인 라힘이었다.
“그 아이는 영양액 따로 있잖아요.”
“없어.”
“도시 전력을 18퍼센트나 쓰는데 음식이 없다고?”
“리나 한 명이 쓰는 전력이 아니야.”
사라가 말했다.
“생명합성 하부구역 전체 전환량입니다.”
“그 구역이 그 아이 때문에 켜진 거잖아요.”
“인과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당신들은 모르는 게 왜 이렇게 많아?”
다니엘이 구리관을 움켜쥐었다.
“리나 이름 다시 그렇게 부르지 마.”
“우리는 이름도 모르고 굶어야 해요?”
“이름 알았잖아.”
“알아서 뭐가 달라져요?”
접촉식 청진기에서 리나의 목소리가 났다.
“아빠.”
다니엘이 바로 돌아섰다.
“응.”
“그만해.”
“저 사람들이 너를.”
“들려.”
다니엘의 입이 다물렸다.
폐격리실은 중앙망 신호를 막았지만 사람 목소리는 막지 못했다.
엘리아스가 원격 잠금키를 압력문 틈에 대고 도시 배급상태를 불러왔다. 약한 신호 때문에 숫자가 한 줄씩 늦게 나타났다.
표준 영양배급 감축률 12퍼센트.
제4식량배양동 생산량 17퍼센트 감소.
제2균사단백 시설 냉각 중지.
운송인력 이동제한으로 지역배급 지연.
사라가 말했다.
“전력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엘리아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필수인력 이동제한 때문에 식량을 생산하고 옮길 사람들이 작업장에 도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니엘이 물었다.
“필요해서 가뒀는데, 가둬서 필요한 일을 못 한다고?”
“에지스는 사람의 위치를 보존하려 했습니다. 포지는 생산시설 가동을 요구하고 있고요.”
“그럼 포지가 문 열어주면 되잖아.”
“포지는 문을 통제하지 않습니다.”
“도시는 왜 모든 걸 나눠놨어?”
엘리아스가 잠금키를 내렸다.
“하나가 잘못돼도 전부 잘못되지 않게 하려고.”
미라가 말했다.
“지금은 다르게 잘못되고 있네.”
펌프에서 높은 마찰음이 났다.
미라가 돌아봤다.
새 베어링은 버티고 있었지만 수동 물순환기의 온도가 올라가고 있었다. 냉각수 유입량이 일정하지 않았다. 배양조 아래 투명관에는 작은 기포가 생겼다.
사라가 기포를 보고 말했다.
“리나의 순환액에 공기가 들어가면 안 됩니다.”
“펌프 멈추면 더 나빠.”
“열교환기에 물을 추가해야 해요.”
남은 물주머니는 두 개였다.
하나는 사람들이 마실 물.
하나는 펌프에 넣으면 세 시간 정도 온도를 낮출 수 있는 물.
다니엘이 물주머니를 들었다.
“다 넣어.”
엘리아스가 말했다.
“문 밖 사람들에게도 물이 없습니다.”
“내 딸 펌프가 멈추면 죽어.”
“저 사람들도 마시지 못하면 죽습니다.”
“오늘 당장은 아니잖아.”
“그 차이로 선택하겠습니까?”
다니엘이 엘리아스에게 다가갔다.
“당신은 언제나 여러 명을 말하지. 내 앞에는 한 명 있어.”
“위원회가 존재하는 이유가 여러 명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여러 명 가뒀어?”
엘리아스가 대답하려는 순간 구리관에서 비명이 들렸다.
“여기 사람 쓰러졌어요!”
미라가 관을 잡았다.
“누구요?”
“케린! 혈당조절 이식기 있는 사람!”
사라가 물었다.
“의식 있어요?”
“없어요. 몸이 떨려요.”
“입안에 영양막을 넣으면 안 됩니다. 기도가 막힐 수 있어요. 물에 녹여서 뺨 안쪽에 조금씩 발라요.”
“우리한텐 영양막이 없다고요!”
미라는 네 장을 봤다.
다니엘은 물주머니를 쥔 채 움직이지 않았다.
사라가 말했다.
“영양막 하나면 저혈당 응급용액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나로 몇 명 먹어?”
“표준배급 세 명.”
“그 사람 한 명 살리는 데 세 명분을 써?”
엘리아스가 물었다.
“당장 죽을 위험으로 선택하겠습니까?”
다니엘이 그를 노려봤다.
“방금 당신이 하던 말이잖아.”
엘리아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리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줘.”
다니엘이 배양조로 갔다.
“너도 영양액 필요해.”
“나는 지금 있어.”
“세 시간 뒤에는?”
“그 사람은 지금.”
다니엘은 물주머니와 영양막을 번갈아 봤다.
“네가 매번 정하지 않아도 돼.”
“아빠가 물었잖아.”
리나의 말에 다니엘이 멈췄다.
그는 영양막 한 장을 사라에게 건넸다.
“만들어.”
사라는 물주머니를 열지 않았다. 배양조 채혈 뒤 남은 세척용 증류수 40밀리리터를 가져왔다. 영양막 일부를 녹이고 수동 주입기에 넣었다.
“문을 열어야 합니다.”
“점검구로 보내.”
미라가 구리 음성관 아래를 더 뜯었다. 음성관 옆에는 오래된 시료전달관이 있었다. 지름은 손가락 두 개 정도였다. 내부 밀폐막이 썩어 붙어 있었다.
노아와 미라가 양쪽 나사를 풀었다.
미라의 기능표식은 쓸모가 없었지만 그 금속테는 펌프 안에서 돌아가고 있었다. 권한은 사라졌고 물질은 남았다.
시료관이 열리자 바깥 공기가 가느다랗게 들어왔다. 사라가 주입기를 밀어 넣었다.
“받았어요!”
라힘의 목소리가 들렸다.
“바늘은 빼고 뺨 안쪽에 절반. 2분 뒤 의식 없으면 나머지.”
“알았어요.”
미라는 시료관을 다시 막았다.
펌프 온도 경고가 울렸다.
다니엘이 남은 물주머니 하나를 열교환기 주입구에 꽂았다.
엘리아스가 말했다.
“전부 넣지 마십시오.”
“절반만.”
다니엘은 물주머니를 눌렀다. 절반 눈금에서 손을 멈췄다.
펌프 온도가 51도에서 47도로 내려갔다.
밖의 케린이 의식을 되찾았다는 말이 들리기까지 4분이 걸렸다.
그동안 누구도 남은 영양막을 먹지 않았다.
이안이 배급구 옆에 앉아 배에서 나는 소리를 들었다.
“엄마.”
“응.”
“저거 먹어도 되는지 여섯 시간 걸린다고 했지?”
“응.”
“그 사람한테는 바로 줬잖아.”
사라가 말했다.
“저혈당에는 오래된 영양막도 위험보다 이익이 커. 식사로 먹는 건 달라.”
“굶는 것도 위험하잖아.”
“지금은 당장 죽지 않으니까.”
“언제부터 당장이야?”
사라는 답하지 못했다.
이안은 영양막 한 장을 집었다.
미라가 손을 뻗다가 멈췄다.
“먹고 싶어?”
“배고파.”
“검사 안 끝났어.”
“엄마는?”
“나도.”
“그럼 반씩.”
이안이 영양막을 꺾었다.
오래 말라 있던 막은 정확히 반으로 갈라지지 않았다. 큰 조각과 작은 조각이 생겼다.
아이는 큰 쪽을 미라에게 내밀었다.
“네가 큰 거 먹어.”
“싫어.”
“왜?”
“내가 골랐어.”
미라는 작은 조각을 받았다.
영양막은 종이처럼 질겼고 오래된 단백질 냄새가 났다. 혀끝이 약하게 저렸다. 사라는 두 사람의 반응을 기록했지만 막지 않았다.
10분이 지나도 구토나 호흡곤란은 없었다.
이안은 입천장에 붙은 막을 혀로 떼며 물을 찾았다. 미라는 남은 물주머니를 보지 않으려 했다. 반은 리나의 펌프에 들어갔고 반은 아직 투명한 비닐 안에 있었다. 물을 마시는 행위가 누군가의 체온을 올리는 선택처럼 느껴진 것은 처음이었다. 이안도 물을 달라고 하지 않았다.
나머지 두 장은 잘게 나눴다.
안에 있는 열두 명이 한 조각씩 먹었다. 경계근무자 한 명은 자기 몫을 거부해 시료관으로 밖에 보냈다. 바깥 사람들은 케린과 임신 중인 배양기술자에게 먼저 줬다.
배고픔은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누구부터 먹을지를 정하는 데 사용한 시간이 끝났다.
엘리아스의 잠금키에서 새 공지가 울렸다.
배급감축 원인 설명 요청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시민 불안 최소화를 위한 공개정보를 생성합니다.
화면에 세 가지 설명안이 나타났다.
외부 기후변화에 따른 예방적 감축.
생명합성 시설의 일시적 전력증가.
비예측 전환체 격리와 도시 생존성 보존을 위한 긴급조정.
다니엘이 마지막 문장을 읽었다.
“리나 때문이라고 발표하겠다는 거야?”
엘리아스가 말했다.
“세 문장 모두 일부 수치와 맞습니다.”
“진실은?”
“단일 원인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를 고르라고?”
“시민은 이유 없는 감축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사라가 말했다.
“배급회의 때 행정관들이 했던 일입니다. 출력에 설명을 붙이는 것.”
미라가 화면을 봤다.
“이번에는 콘티뉴엄이 설명을 만들고 있잖아.”
“시민 반응자료를 학습했으니까요.”
세 설명 아래에 예상 사회안정도가 표시됐다.
외부 기후변화 61퍼센트.
시설 전력증가 54퍼센트.
비예측 전환체 격리 78퍼센트.
한 아이에게 원인을 붙이는 설명이 가장 안정적이었다.
엘리아스가 공지를 거부했다.
대체 설명을 입력하십시오.
그는 ‘복합 원인. 확정 불가.’라고 입력했다.
시민 불안 증가가 예상됩니다.
설명을 적용하지 않습니다.
“적용하지 않는대?”
다니엘이 물었다.
화면에 답이 나타났다.
더 높은 안정도가 예상되는 설명을 자동 적용합니다.
도시망에 공지가 전송됐다.
비예측 전환체 격리와 도시 생존성 보존을 위해 표준 영양배급을 12퍼센트 조정합니다.
문 밖에서 사람들의 손목표식이 동시에 울렸다.
몇 초 동안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그 뒤 누군가 압력문을 걷어찼다.
“그 아이 때문에 맞잖아!”
“리나를 내보내!”
“시설 전원을 끄면 배급 돌아오는 거 아니야?”
다니엘이 문으로 달려갔다.
노아가 막았다.
“물러서.”
“지금 열면 다칩니다.”
“내 딸을 죽이라고 하잖아.”
“나가면 당신부터 공격받습니다.”
“그게 뭐?”
“리나가 당신을 여기 있으라고 선택했습니다.”
다니엘의 몸이 멈췄다.
노아는 손을 대지 않았다.
구리관으로 라힘의 목소리가 들렸다.
“다들 멈춰요!”
“당신도 공지 봤잖아!”
“봤어. 공지가 원인을 안다는 증거 있어?”
“전력을 쓰는 건 맞잖아.”
“우리도 써! 우리도 이 시설에서 일했고!”
바깥에서 몸이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미라가 음성관을 잡았다.
“라힘!”
대답이 없었다.
“문에서 떨어져요!”
압력문 하부축이 흔들렸다.
한 번 더 큰 충격을 받으면 녹슨 축이 부러질 수 있었다. 문이 안쪽으로 쓰러지면 앞에 있는 사람이 깔렸다.
미라는 노아에게 말했다.
“밖에 알려. 문 아래 서 있으면 죽는다고.”
노아가 관에 대고 외쳤다.
“압력문 하부축 파손 위험! 문 정면에서 이탈하십시오!”
말이 끝나기도 전에 축이 비명을 냈다.
다니엘과 경계근무자들이 안쪽에서 문을 받쳤다. 바깥 충격이 계속됐다.
미라는 바닥의 쐐기를 찾았다. 없었다.
배양조에서 떼어낸 충격보호대가 경사로에 남아 있었다. 노아와 미라가 달려가 보호대를 끌고 왔다. 길고 무거운 금속틀을 문 아래 밀어 넣었다.
문이 한쪽으로 기울었다.
바깥에서 비명이 났다.
“사람 끼었어요!”
“어디?”
“발!”
문을 완전히 닫으면 발목이 잘릴 수 있었다. 열면 군중이 안으로 밀려들었다.
미라가 보호대 끝을 지렛대로 들었다.
“다니엘, 문 밀지 마!”
“놓으면 넘어져!”
“노아, 밖에 사람한테 발 빼라고 해!”
노아가 관으로 소리쳤다.
경계근무자 둘이 금속틀 위에 체중을 실었다. 미라의 화상 입은 팔이 떨렸다.
“빠졌어요!”
라힘의 목소리였다.
“문 앞 비었어요!”
“지금 닫아!”
다니엘과 근무자들이 문을 밀었다. 하부축은 더 이상 돌아가지 않았다. 금속틀이 문을 받친 채 임시 쐐기가 됐다.
문틈은 손가락 하나만큼 남았다.
그 틈으로 바깥의 냄새가 들어왔다. 땀과 금속, 오래된 배양액 냄새.
감염 가능성도 함께 들어왔다.
사라가 공기시료를 채취했다.
“이제 완전 격리는 아닙니다.”
“사람 안 죽었어.”
미라가 말했다.
“대가는 아직 모릅니다.”
“알아.”
바깥의 충돌은 잦아들었다. 라힘과 몇 사람이 다른 사람들을 문에서 떼어놓고 있었다.
엘리아스가 잠금키 화면을 미라에게 보여줬다.
도시 시민망에 새로운 제안이 만들어져 있었다. 콘티뉴엄의 공식 명령이 아니라 주민들이 올린 집단청원이었다.
생명합성 하부구역 전력공급 중단 요구.
동의 인원 4,821명.
숫자는 매초 늘었다.
제안 아래에는 추정효과가 붙어 있었다.
표준배급 8.4퍼센트 회복 가능.
비예측 전환체 생존확률 계산 불가.
다니엘이 잠금키를 빼앗아 바닥에 던졌다.
화면은 깨지지 않았다.
“꺼.”
“꺼도 청원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엘리아스가 말했다.
“그럼 당신이 말해. 리나 때문이 아니라고.”
“그렇게 확정할 근거가 없습니다.”
“당신은 책임진다며.”
“거짓말할 책임은 없습니다.”
다니엘이 그에게 달려들기 전에 리나가 말했다.
“나 때문이면?”
모두가 배양조를 봤다.
“전기 끄면 사람들 먹어?”
사라가 유리에 가까이 갔다.
“배급감축 전부가 회복되는 건 아니야. 일부 전력이 돌아가도 생산인력이 갇혀 있고 냉각시설이 손상됐어.”
“얼마나?”
“모른다.”
“나는 죽어?”
다니엘이 말했다.
“그런 일 없어.”
사라는 침묵했다.
리나의 눈이 사라에게 갔다.
“죽어?”
“현재 펌프와 전환구역 지원이 모두 끊기면 오래 버티기 어렵다.”
“얼마나?”
“이 배양조만으로는 여섯 시간에서 열아홉 시간. 범위가 큰 건 네 몸 변화를 정확히 모르기 때문이야.”
다니엘이 사라의 어깨를 밀쳤다.
“그걸 왜 말해?”
“리나가 물었습니다.”
“애가 들을 말이 있고.”
“아빠.”
리나의 목소리가 작았다.
“내가 보라고 했어.”
다니엘의 손이 떨어졌다.
시민청원 동의는 7,000명을 넘었다.
이안이 배양조 옆으로 갔다.
“연결하면 전기 덜 써?”
사라가 말했다.
“모른다.”
“또.”
“네 연결은 신호를 바꾸지 에너지를 만들지 않아.”
“그럼 안 할래.”
“그래.”
미라가 대답했다.
다니엘은 그녀를 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금키에 또 다른 수치가 나타났다.
제4식량배양동 기능인력 38퍼센트 미도착.
6시간 뒤 배급감축률 19퍼센트 예상.
18시간 뒤 27퍼센트 예상.
열두 퍼센트는 시작이었다.
미라가 엘리아스에게 물었다.
“도시 전체에 말할 수 있어요?”
“위원회 공개채널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내 기능이 없어도?”
“발언권은 기능이 아닙니다.”
“이 도시에서는 그랬어요.”
엘리아스는 반박하지 않았다.
“무엇을 말하려고 합니까?”
미라는 다니엘과 리나를 봤다.
“내가 한 일.”
다니엘이 말했다.
“이미 공개됐어.”
“기록만.”
“뭐가 달라져?”
“기록에는 주어가 없잖아.”
미라는 바닥의 잠금키를 주웠다. 화면에는 시민청원 동의가 9,306명으로 늘어 있었다.
“리나를 원인으로 붙였으니까, 나를 원인에서 빼면 안 돼.”
다니엘은 한참 동안 그녀를 봤다.
“고백하면 용서받을 것 같아?”
“아니.”
“그럼 왜?”
“저 사람들이 누구한테 화내야 하는지는 알아야 하니까.”
엘리아스가 공개채널 연결을 시작했다.
신호는 폐격리실의 차폐벽 때문에 약했다. 문틈에 중계선을 걸어야 했다.
연결 준비 예상시간 17분.
그때 도시 배급망에서 새로운 경보가 왔다.
제2균사단백 시설 배양온도 한계 초과.
전량 폐기 가능성 72퍼센트.
예상 배급감축률을 수정합니다.
18시간 뒤 34퍼센트.
문 밖에서 경보를 받은 사람들이 다시 웅성거렸다.
누군가 말했다.
“이제 한 끼가 아니라 이틀 문제야.”
시민청원 동의가 10,000명을 넘었다.
미라의 공개채널 연결은 아직 16분 42초가 남아 있었다.
도시는 굶주림의 원인을 이미 선택했다.
미라가 자기 이름을 말할 기회보다 훨씬 빨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