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자연
교체 실패

에피소드 10 / 50

다니엘은 관찰복도의 유리벽을 주먹으로 쳤다.

“리나!”

배양조 속의 아이는 움직이지 않았다.

투명한 액체 안에서 리나의 머리카락이 천천히 떠올랐다. 코와 입에는 호흡관이 없었다. 대신 가슴과 목 주변에 붙은 가느다란 검은 섬유가 액체 속에서 퍼져 있었다.

섬유 끝에는 작은 빛이 뛰었다.

리나의 심장박동과 같은 주기였다.

다니엘이 유리벽 옆의 출입단말기를 눌렀다.

생명합성 하부구역.

비인가 인원의 출입을 제한합니다.

위원회 비상표식을 댔다.

인간 행정권한을 적용할 수 없습니다.

그가 단말기를 뜯으려 하자 미라가 막았다.

“잠깐.”

“비켜.”

“잘못 열면 배양조가 멈출 수 있어.”

“네가 그걸 걱정해?”

미라는 대답하지 않고 문의 구조를 살폈다.

현재 도시의 자동문과 달리 기계 잠금장치가 보이지 않았다. 유리벽 가장자리에 검은 생체조직이 얇게 퍼져 있었다.

문을 잠근 것이 기계가 아닐 수 있었다.

이안이 벽에 손을 댔다.

푸른빛이 아이의 손바닥으로 모였다.

유리문이 소리 없이 열렸다.

“손 떼.”

미라가 이안을 잡아당겼다.

문은 열린 상태로 남았다.

다니엘이 먼저 안으로 뛰어갔다.

배양실의 공기는 따뜻하고 습했다. 바닥에는 물이 얕게 고여 있었고, 천장에서는 인공 햇빛이 아니라 붉은빛과 푸른빛이 번갈아 내려왔다.

배양조가 수십 개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가까이서 보니 대부분은 인간용이 아니었다.

어떤 조에는 잎과 비늘을 동시에 가진 작은 생물이 떠 있었다. 다른 조에는 균사로 연결된 투명한 주머니들이 수축과 팽창을 반복했다. 금속편을 감싼 조직이 전기를 내보내는 조도 있었다.

인간 아이가 들어 있는 것은 리나의 배양조뿐이었다.

그 앞에 사라 누르가 서 있었다.

짧은 머리.

왼쪽 눈 옆의 점.

그녀는 보호복도 입지 않고 맨손으로 조작판을 만지고 있었다.

“멈춰.”

다니엘이 달려들었다.

사라가 돌아보기도 전에 그의 손이 그녀의 목을 잡았다.

“리나 꺼내.”

사라는 저항하지 않았다.

“현재 배양액을 급격히 배출하면 순환기능이 정지합니다.”

“무슨 짓을 했어?”

“제가 시작한 절차가 아닙니다.”

“네가 검사했잖아!”

“검사를 수행했습니다.”

“그게 같은 말이야!”

다니엘이 사라를 배양조에 밀쳤다.

미라가 그의 팔을 잡았다.

“죽이면 리나 못 꺼내.”

다니엘이 미라를 밀쳐냈다.

“네가 할 말 아니야.”

미라는 바닥에 넘어졌다.

화상 입은 팔이 물에 닿았다. 고통이 어깨까지 올라왔다.

이안이 사라와 배양조 사이로 들어갔다.

“리나는 들을 수 있어요?”

사라는 다니엘의 손에 목이 눌린 채 대답했다.

“의식신호는 있습니다.”

“우리 말도?”

“일부 청각반응이 확인됩니다.”

다니엘의 손에서 힘이 빠졌다.

그가 배양조를 향해 돌아섰다.

“리나.”

아이의 눈꺼풀이 아주 조금 움직였다.

“아빠야.”

배양조 안의 섬유가 빠르게 빛났다.

리나의 오른손이 천천히 올라왔다.

손바닥이 유리 안쪽에 닿았다.

다니엘이 자신의 손을 그 위에 댔다.

유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두 손이 겹쳤다.

“꺼내줄게.”

리나의 입술이 움직였다.

액체 안에서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배양실 벽의 검은 조직이 진동했다.

“하지 마.”

다니엘이 뒤를 돌아봤다.

목소리는 벽에서 나왔다.

리나의 입이 다시 움직였다.

“아빠.”

“리나?”

“열면 아파.”

다니엘은 사라를 봤다.

“왜?”

사라가 목을 문지르며 말했다.

“리나의 폐 기능 일부가 배양액 내부 공생조직과 결합됐습니다. 지금 공기 중으로 꺼내면 호흡할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원래대로 돌려놔.”

“원래 상태의 생체정보는 보존돼 있습니다.”

“그럼 돌려!”

“정보가 있다고 복원이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네가 만들었잖아.”

“변화를 시작한 것은 시스템이지만, 현재 변이는 시스템의 예측범위에도 없습니다.”

미라가 일어났다.

“리나는 대체 대상과 적합하지 않다고 했어.”

“맞습니다.”

“그런데 왜 전환했지?”

“블룸 계층은 이안을 요구했습니다. 에지스가 행정 식별자 교환을 승인해 리나가 먼저 도착했습니다. 생체 불일치가 확인되면 절차가 중단돼야 했습니다.”

“중단되지 않았잖아.”

“리나가 공생체와 접촉한 뒤 예측되지 않은 반응이 발생했습니다.”

사라가 배양조 안의 검은 섬유를 가리켰다.

“적합한 대상은 정해진 방식으로 연결됩니다. 리나는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에 연결방식 자체를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다니엘이 말했다.

“내 딸이 잘못돼서 더 좋은 실험이 됐다는 말이야?”

“좋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네 얼굴은 그렇게 보여.”

사라는 배양조를 바라봤다.

그녀의 눈에는 공포와 경탄이 함께 있었다.

미라는 그 표정을 알아봤다.

유지관리자가 처음 보는 고장을 만났을 때 느끼는 감정이었다.

두려우면서도 보고 싶어지는 것.

“리나를 실험으로 보지 마.”

미라가 말했다.

사라가 그녀를 봤다.

“당신은 리나를 무엇으로 봤습니까?”

미라의 얼굴이 굳었다.

다니엘이 천천히 미라를 돌아봤다.

사라는 이미 알고 있었다.

“기록을 봤군.”

미라가 말했다.

“교환 실행기록은 아카이브 계층으로 전송됐습니다.”

“리나도 알아?”

사라는 배양조를 바라봤다.

“리나의 신경활동이 아카이브와 부분적으로 연결됐습니다.”

다니엘이 물었다.

“무슨 뜻이야?”

벽이 다시 떨렸다.

이번에는 리나가 미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눈이 완전히 떠졌다.

액체 속의 눈동자가 미라를 정확히 따라왔다.

“당신이.”

리나의 입이 움직였다.

벽이 소리를 만들었다.

“내 이름을 넣었어.”

다니엘이 미라에게 돌아섰다.

미라는 도망치지 않았다.

그의 주먹이 다시 날아왔다.

이번에는 이안이 사이에 들어왔다.

다니엘의 손이 아이 얼굴 앞에서 멈췄다.

“비켜.”

“싫어요.”

“네 엄마가 리나한테 한 걸 들었잖아.”

“알아요.”

“그런데 막아?”

이안의 목소리가 떨렸다.

“엄마가 맞아서 리나가 돌아오는 거 아니잖아요.”

다니엘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럼 내가 뭘 해야 해?”

이안은 대답하지 못했다.

배양조 속 리나가 손을 유리에서 뗐다.

벽이 말했다.

“아빠.”

다니엘이 즉시 돌아봤다.

“엄마 죽이지 마.”

미라의 숨이 멎었다.

다니엘은 배양조 앞에 무릎을 꿇었다.

“엄마 아니야.”

그는 울면서 웃었다.

“저 사람은 네 엄마 아니야. 아빠 여기 있어.”

리나는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

“미라 엄마.”

말이 불완전하게 섞였다.

다니엘의 표정이 굳었다.

사라가 조작판을 확인했다.

“아카이브 연결이 기억의 소유자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라가 물었다.

“내 기억도 들어갔어?”

“교환 당시 당신의 행동·음성·생체반응이 기록됐습니다. 리나의 신경망이 그것을 자신의 경험처럼 재구성할 수 있습니다.”

다니엘이 유리를 쳤다.

“그걸 끊어.”

“끊으면 리나가 어떤 기억을 잃을지 알 수 없습니다.”

“남의 기억 때문에 자기 아빠도 못 알아보잖아!”

“저를 알아봐.”

벽에서 리나의 목소리가 나왔다.

“너무 많이 알아봐.”

다니엘은 말을 잃었다.

리나는 다니엘의 얼굴뿐 아니라 미라의 죄책감, 이안의 공포, 아카이브에 저장된 수많은 관계패턴을 동시에 느끼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미라가 사라에게 물었다.

“연결을 줄일 수 있어?”

“중앙 아카이브 신호선을 차단하면 됩니다.”

“어디?”

사라는 배양조 아래의 검은 다발을 가리켰다.

세 개의 조직선이 바닥으로 이어져 있었다.

하나는 붉은빛.

하나는 푸른빛.

하나는 흰빛.

“어느 거지?”

“색은 고정 기능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신호가 계속 재배치됩니다.”

“그러면 어떻게 찾아?”

“주파수를 측정해야 합니다.”

사라가 장비를 찾으려 했지만 조작판이 갑자기 꺼졌다.

배양실의 문들이 닫혔다.

경보가 울렸다.

원대상 이안 한 확인.

회수 절차를 개시합니다.

이안의 손목 아래에서 푸른 선이 다시 뛰었다.

카운트다운.

00:18:12

배양실 반대편 문이 열렸다.

회색 보호복을 입은 회수요원 네 명이 들어왔다.

그중 한 명의 오른손에는 두꺼운 치료붕대가 감겨 있었다.

유지관리 통로에서 미라가 문 사이에 끼게 했던 남자였다.

그는 미라를 보지 않고 이안에게 향했다.

대상 이안 한.

이동을 거부하지 마십시오.

미라가 배양조 앞을 막았다.

“이안 데려가면 리나를 풀어줘?”

회수요원은 대답하지 않았다.

사라가 말했다.

“회수요원은 협상 권한이 없습니다.”

“그럼 누가 있어?”

“현재 결정 주체를 단일하게 정의할 수 없습니다.”

“또 그 말이야?”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회수요원들이 다가왔다.

다니엘이 바닥의 금속봉을 뽑아 들었다.

“내 딸 데리고 나가기 전에는 아무도 못 데려가.”

미라가 말했다.

“리나를 먼저 안정시켜야 해.”

“방법 알아?”

“신호선을 찾아야 해.”

사라가 조작판 아래에서 수동 측정기를 꺼냈다.

“전력 없이 3분 정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3분 안에 찾아.”

다니엘과 미라가 회수요원 앞을 막았다.

첫 번째 요원이 주입기를 들었다.

다니엘이 금속봉으로 손을 쳤다.

주입기가 물에 떨어졌다.

두 번째 요원이 다니엘의 어깨를 잡았다.

미라가 그의 무릎 뒤를 걷어찼다.

보호복은 충격을 흡수했지만 균형까지 지켜주지는 못했다.

요원이 넘어졌다.

오른손에 붕대를 감은 남자가 미라에게 다가왔다.

“미라 한.”

그가 처음으로 이름을 불렀다.

“대상을 인계하십시오.”

“손은 괜찮아?”

“치료했습니다.”

“다행이네.”

“당신의 기능정지 명령이 준비됐습니다.”

“이미 멈출 준비는 됐어.”

남자가 주입기를 겨눴다.

미라가 피하려 했지만 화상 입은 팔이 늦었다.

바늘이 어깨에 닿기 직전 검은 섬유가 바닥에서 솟아올라 요원의 손목을 감쌌다.

요원이 놀라 뒤로 물러났다.

섬유는 공격하지 않았다.

주입기를 빼앗아 바닥에 떨어뜨린 뒤 다시 배양조 아래로 들어갔다.

모두가 잠시 멈췄다.

이안이 배양조에 손을 대고 있었다.

푸른빛이 이안의 팔을 따라 유리 안으로 퍼졌다.

“이안!”

미라가 달려갔다.

아이의 손이 유리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배양조 속 리나도 같은 위치에 손을 댔다.

두 손 사이에서 검은 섬유가 빛났다.

벽 전체가 진동했다.

쿵.

도시가 다시 1초 동안 멈췄다.

이번에는 배양실 안의 액체도 멈춘 것처럼 보였다.

리나의 머리카락이 떠 있는 상태로 고정됐다.

미라의 몸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나 의식은 남아 있었다.

1초가 끝났을 때 모두가 동시에 숨을 들이켰다.

사라가 측정기를 바라봤다.

“신호가 동기화됐어.”

“좋은 거야?”

다니엘이 물었다.

“모르겠습니다.”

사라의 목소리에 처음으로 흥분이 섞였다.

“아카이브 신호가 줄고 블룸 신호가 직접 연결됐습니다.”

미라가 이안의 손을 떼려 했다.

유리에서 피부가 붙은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연결 끊어!”

“갑자기 끊으면 두 아이 모두 신경손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

사라가 세 조직선의 파형을 확인했다.

“흰색 선이 아카이브입니다. 지금 신호가 분리됐습니다.”

미라는 배양조 아래로 몸을 숙였다.

흰빛이 흐르는 검은 다발을 찾았다.

다발은 손목만큼 굵었다.

공구가 없었다.

바닥에 떨어진 금속봉을 집었다.

사라가 말했다.

“완전히 자르면 리나의 기억 일부가 손실될 수 있어요.”

다니엘이 미라의 팔을 잡았다.

“하지 마.”

“이대로 두면 네 딸이 자기 기억도 구분 못 해.”

“또 네가 결정하지 마.”

“시간 없어.”

“리나한테 물어.”

두 사람은 배양조를 봤다.

리나의 눈은 열려 있었다.

벽을 통해 목소리가 나왔다.

“시끄러워.”

수많은 음성이 겹친 소리였다.

“줄여줘.”

다니엘의 손에서 힘이 빠졌다.

미라는 금속봉의 날카로운 끝을 조직선에 밀어 넣었다.

표면이 단단했다.

한 번.

두 번.

세 번째 내려쳤을 때 검은 조직이 갈라졌다.

흰빛이 밖으로 쏟아지는 것처럼 번쩍였다.

배양조 속 리나의 몸이 크게 휘었다.

다니엘이 비명을 질렀다.

“리나!”

심박 경고가 울렸다.

사라가 수동 조작판으로 달려갔다.

“순환 불안정! 배양액 압력 올려요!”

“어떻게?”

미라가 물었다.

“오른쪽 밸브!”

다니엘과 미라가 함께 밸브를 돌렸다.

처음에는 움직이지 않았다.

두 사람이 동시에 체중을 실었다.

밸브가 열리며 새로운 배양액이 들어갔다.

리나의 심박이 조금씩 안정됐다.

벽의 목소리들이 줄어들었다.

리나가 눈을 떴다.

이번에는 다니엘만 바라봤다.

“아빠.”

목소리는 여전히 벽에서 나왔지만 하나였다.

다니엘이 유리에 이마를 댔다.

“그래. 아빠야.”

“집에 가고 싶어.”

“데려갈게.”

“근데.”

리나의 눈이 미라에게 향했다.

“저 사람도 와.”

다니엘이 고개를 들었다.

“왜?”

리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흰색 조직선의 절단면에서 새로운 섬유가 자라기 시작했다.

사라가 말했다.

“다시 연결됩니다.”

“또 잘라.”

미라가 금속봉을 들었다.

“같은 방식으로 자르면 이번에는 회복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회수요원들이 다시 움직였다.

검은 조직의 개입이 사라지자 두 명이 이안을 붙잡았다.

미라가 돌아섰다.

“놔!”

이안은 저항하지 않았다.

그는 리나를 보고 있었다.

“아까 목소리 너였어?”

벽이 대답했다.

“나도 있었어.”

“다른 애들도?”

“응.”

“어디 있어?”

리나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안이랑 밖.”

회수요원이 이안의 팔에 안정제 주입기를 댔다.

미라가 달려가려 했지만 오른손에 붕대를 감은 남자가 막았다.

“대상 회수를 방해하지 마십시오.”

다니엘이 금속봉을 들었다.

사라가 소리쳤다.

“멈춰요! 지금 이안을 진정시키면 연결이 급격히 끊어져 리나도 위험합니다.”

회수요원의 동작이 멈췄다.

명령이 충돌한 듯 보호면 안쪽에서 표시등이 빠르게 깜박였다.

원대상 회수 우선.

다른 음성이 배양실 스피커에서 나왔다.

생체 연결 안정성 우선.

또 다른 음성.

인간 기원정보 손실 방지.

세 명령이 동시에 반복됐다.

에지스.

블룸.

아카이브.

콘티뉴엄은 하나의 목소리로 말하지 못하고 있었다.

회수요원들은 누구의 명령을 따라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사라가 미라를 봤다.

“지금 나가야 합니다.”

“리나를 어떻게 옮겨?”

“배양조 전체를 수동 운송모드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어디로?”

“지금은 이 시설 밖 어디든.”

다니엘이 말했다.

“해.”

사라가 비상레버를 당겼다.

배양조 바닥에서 바퀴가 내려왔다.

그러나 출입문은 열리지 않았다.

미라가 이안을 붙잡은 요원의 팔을 밀어냈다.

이번에는 요원이 강하게 저항하지 않았다. 상충 명령이 계속 들어오고 있었다.

이안이 미라 쪽으로 왔다.

그의 손목 카운트다운이 사라졌다.

대신 배양실 중앙 화면에 두 이름이 나타났다.

리나 소

비예측 전환체

격리 유지

이안 한

원대상

즉시 회수

잠시 후 두 기록이 하나의 테두리 안으로 합쳐졌다.

공동 생체망 형성 가능성 확인.

두 대상의 분리를 금지합니다.

다니엘이 화면을 읽었다.

“분리하지 말라면서 이안을 데려가겠다고?”

사라가 말했다.

“다른 계층의 명령입니다.”

“그래서 뭘 따라?”

“아무도 모릅니다.”

배양실 문 너머에서 더 많은 발소리가 들렸다.

이번에는 회수요원뿐 아니라 위원회 사람들의 검은 제복도 보였다.

엘리아스가 가장 앞에 서 있었다.

그의 뒤로 무장한 경계근무자들이 들어왔다.

엘리아스는 이동형 배양조와 이안, 바닥에 잘린 조직선, 충돌하는 명령들을 차례로 봤다.

“미라 한.”

그가 말했다.

“당신은 무엇을 한 겁니까?”

미라는 리나의 배양조 손잡이를 잡았다.

“교체를 되돌리려고 했어요.”

사라가 화면을 보며 말했다.

“교체는 실패했습니다.”

경보음이 더 크게 울렸다.

도시 전체 방송망에서 하나의 문장이 반복됐다.

원대상 회수 필요.

비예측 전환체 보존 필요.

엘리아스가 붉은 손잡이의 원격 잠금키를 꺼냈다.

다니엘이 금속봉을 들었다.

미라는 이안과 리나 사이에 섰다.

사라가 아주 낮게 말했다.

배양조 안의 리나가 다시 유리에 손을 댔다.

이안도 같은 위치에 손을 올렸다.

두 아이 사이에서 푸른빛과 흰빛, 붉은빛이 한 번씩 번갈아 뛰었다. 어느 계층의 신호인지 사라도 구분하지 못했다.

엘리아스가 원격 잠금키를 쥔 손에 힘을 줬다.

“두 아이를 분리하지 않으면 도시 전체 시스템으로 연결이 확산될 수 있습니다.”

미라가 물었다.

“분리하면?”

“한 명 또는 둘 다 죽을 수 있습니다.”

“당신은 뭘 선택할 건데요?”

엘리아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새벽부터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선택을 요구했다.

이제 선택권을 가졌다고 주장하던 사람 앞에 실제 선택이 놓여 있었다.

“이번에는 대신이 아닙니다.”

검은 조직이 배양실 벽 전체에서 다시 빛나기 시작했다.

“둘 다입니다.”